참여 희망 조사 없이 강제성 띤 학교도
중고등 수업시간 방불케 한다 ‘우려’

일제고사가 실시되고 학교별 성적이 공개되자 전국적으로는 물론 남해군내의 학교도 학생들의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군내 모 초등학교의 방학식.
전교생이 있는 자리에서 학교장은 여름방학기간 동안 실시될 보충학습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은 손을 들라고 했다.


두 학생이 손을 들었고 학교장은 이유를 물었다.
방학에 휴식을 하고 싶다는 이유와 방학 중에는 부모님이 있는 타 지역에서 지내고 싶다는 이유였다.


이에 학교장은 방학 중이라도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결석처리를 한다는 등의 강요로 결국 두 학생은 억지로 보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또한 이 초등학교는 방학기간 중 보충수업에 대해 ‘즐거운 여름 방학이어야 하지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적어 학부모들에게 알림장을 보냈다.


그러나 이 알림장에서는 참여 희망을 받는 것이 아니라 ‘빠짐없이 학생들이 보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 바란다’며 강제성을 띠고 있다.


또한 이 보충수업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학교 임의로 교과목과 수업시간을 정했다.


학교를 벗어나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방학이 아니라 학기수업의 연장이다.
많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 같은 보충수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더운 여름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잡아 두고 억지로 시키는 공부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와 공부를 잠시 잊고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방학에 학기와 다름없는 수업을 받는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더구나 이 학생들은 중고등학생들도 아닌 초등학생들이다. 누구를 위한 성적 향상인지 궁금하다”고 질책했다.


‘누구를 위한 성적 향상인갗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있었다.
오는 10월에 일제고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또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그 대상은 초등6, 중 3, 고1 학생들.


이 학교의 3, 4, 5학년은 1주간만 보충수업을 받으면 되지만 일제고사 대상인 6학년은 4주간이다.
사실상 전 방학기간동안을 보충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렇듯 성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학교는 비단 이 학교뿐만 아니다.


일제고사 성적 발표 이후 올해부터 군내 대부분의 초등학교들이 방학 중 보충수업을 실시한다.


학습부진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도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초등학생에게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수업으로 편성했다는 것.


과목 또한 특기적성 중심으로 보충수업을 실시했던 예년과는 다르게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등 교과목 중심.


대부분은 오전으로 보충수업이 끝나지만 그 이유는 학교 급식이 제공이 되지 않아서였으며, 중식을 제공해서라도 오후 까지 보충수업을 진행할 계획인 초등학교도 있었다.


한 교사는 “초등학생 보충수업시간표가 마치 중고등학교 보충수업을 방불케 한다. 일제고사 이후 첫해가 이러한데 해가 갈수록 심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왜 초등학생을 이런 지경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성적을 올리고 싶어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군내 학교장들이 남해교육청으로부터 ‘성적 향상’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도교육청 권정호 교육감은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고 남해교육청은 인성교육보다 성적 우선의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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