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투입된 시제품 대부분 외지업체가 생산ㆍ판매

남해마늘산업 역사상 전무후무할 수도 있는 31억원(3년)이라는 국비와 6억2000만원의 군비가 투입돼 지역혁신주체들의 역량을 끌어  올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하라는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이 사업이 제대로 마무리되면 통마늘 생산이나 깐마늘 수준을 뛰어넘는 기술개발을 통해 군내 생산농가의 부가가치창출과 지역가공산업발전, 그리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해 왔다. 이에 본지는 남해마늘RIS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묻고 무엇을 남겼으며, 실익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향후 정책사업들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국비 31억원, 군비 6억2000만원 등 공적자금이 3년 동안 투입된 남해마늘산업RIS사업이 지난 6월 30일을 기점으로 1단계사업이 막을 내렸다.
남해마늘산업RIS사업단(단장 남해대학 권오천 교수)은 지난 2006년부터 3년 계획으로 추진했던 이 사업의 최종 성과를 지난 23일 지식경제부 주관 심사위원회에 보고했다.
향후 2단계 사업단 선정과 관련 지식경제부는 사업단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열고 중부대학교 인삼, 한국니트산업연구원 닥 등 2개 사업단을 선정해 남해마늘핵심역량강화사업은 1단계로 그칠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지식경제부가 남해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 1년의 유예기간 후 재평가를 통해 2단계사업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지속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당초 산자부  1단계 RIS사업은 2006년 초 남해군의 노력으로 선정됐으며 이후 남해군은 남해대학을 주관기관으로 삼아 진행했다.
1차년도 사업기간(06.7.1∼07.6.30)의 참여업체 및 기관은 천호식품, 인조이사, 경상대, 새남해농협, 남해군이였으며, 2차년도 사업(07.7.1∼08.6.30)에는 주관기관이 선정한 참여기관은 천호식품, 인조이, (주)JR, 도울, 덕산, 새남해, 진주산업대, 경상대, 남해군이다.
3차년도 사업(08.7.1∼09.6.30)에는 천호식품, 인조이, 경상대, 새남해, 남해군이 참여했다.

▲기술개발 42종 등 양적 성과는 목표 이상

3년간의 RIS(지역연고사업)을 통해 개발된 기술과 시제품은 양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하다.
남해마늘산업RIS사업단이 발표한 사업성과는 기술개발 42종, 기업유치 5개업체,  창업지원 8개 업체, 산학관협력네트워크 95건, 인력양성 433명, 마케팅 47건 등이며 대부분 당초 목표를 달성했거나 목표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제출됐다.
이 중 기술개발 부문을 살펴보면 ▲흑마늘 숙성공정 표준화 기술개발 ▲남해산 흑마늘 와인개발 ▲인슐린 저항성 및 고지혈증 개선용 제품개발 ▲항암, 암예방 솢개발 및 암예방 제품개발 ▲마늘 진액 제품류 4종 개발 ▲마늘 항균성분 이용 미용제품 4종 개발 ▲마늘 이용 천연 친환경 접착제 2종 개발 ▲마늘 환(셀레늄, 홍산, 간 보호) 3종 개발 ▲마늘 간식류(강정, 캔디, 칩, 초콜릿, 음료, 제빵 ME) 11종 개발 ▲흑마늘 이용 제품류(엑기스, 코팅쌀, 라면, 드링크, 스프 등)12종 개발 ▲젖산 균주 이용한 효모 제품 2종 개발 등이 있다.
또 이들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된 제품들로는 갈화마늘환, 흑마늘비누, 흑마늘페이셜 폼, 갈릭바디워시, 갈릭 2종세트, 갈릭 3종세트, 마늘청국장 맛 강정, 마늘과립차, 흑초남해흑마늘감식초, 마늘요리당, 파워갈릭, 흑마늘 드링크 등이 있다.
기업유치부분에서는 ▲(주)인조이내추럴 공장 유치 ▲(주)덕산식품 공장 유치 지원 ▲(주)해노래 식품 창업 지원 ▲새남해농협 흑마늘 공장 신규 설립 지원 ▲(주)에프엘앤씨 창업 지원 등을 들었다.

▲지역연고사업, 외지서 시제품 생산ㆍ판매?

남해마늘산업RIS사업단이 발표한 사업 성과 중 개발된 기술의 가치부분은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양적인 면에서는 일단 괄목상대할 만 하다.
그러나 이들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된 시제품들은 대부분 군내 지역업체가 아니라 외지업체나 영농조합에서 만들어지고 판매돼 지역연고사업의 취지가 퇴색되었고 지역 역량 결집보다 외지 역량에 의존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본지가 파악한 바로는 흑초남해흑마늘감식초는 진주단감과수농업협동조합이 생산 판매했고, 파워갈릭은 삼성제약이 제보발매원이다.
갈화마늘환은 강원도 철원에 소재한 (주)구룡제약 식품사업부가 제조했으며, 기타 많은 시제품은 함안군 칠원 소재의 (주)그린원일사가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양마천농협의 지리산 마천 흑마늘 드링크도 남해마늘산업RIS사업의 성과물로 제시됐다.
물론 기술과 관련된 특허 등에 대해 이들 기업이나 영농조합이 법적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남해마늘산업RIS으로 개발된 기술로 외지의 기업이나 영농조합, 그리고 농협에서 시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남해마늘산업RIS(지역혁신역량강화사업)의 핵심은 기술 개발을 통한 지역 주체들의 역량강화를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해당 지역이 잘 살 수 있는 경쟁력(경제력)을 갖추는 데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 역량을 결집시키기보다 외지 역량에 의존했기 때문에 지역적인 입장에서 보면 실익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더욱 아쉬운 부분은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실제 제품생산까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논의 자리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 사업단의 노고를 폄하하자는 지적이 아니라 향후 각종 정책사업들의 추진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하자는 주장이다.

▲기업유치 중 천호식품 제2공장
 신설 문제는 아직 진행 중?
 
3년간 참여기관의 예산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주관기관인 남해대학이 총 17억7300만원, 남해군이 11억4000만원, 천호식품 3억9900만원, (주)인조이내추럴이 3억4100만원, 새남해농협 2억700만원, 경상대학 1억200만원, (주)JR 6200만원, 그리고 진주산업대와 덕산식품, 도울농산이 각각 48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기관이나 연구기관을 제외한 참여기업측면에서 보면 천호식품이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했으며, 다음으로 (주)인조이내추럴, 새남해농협, (주)JR,  덕산식품ㆍ도울농산 순이다.
남해대학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단에 따르면 천호식품은 이번 사업을 통해 통마늘진액 100, 통마늘진액100 프리미엄, 통마늘진액 마일드, 통마늘과 붉은양파, 셀레늄 구운마늘환 등의 제품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천호식품은 남해마늘장아찌 공장 남해 신설 등의 사업을 2007년까지 수행키로 했으나 결과적으로 RIS 끝난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답변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천호식품은 당초 남해군과 MOU를 체결했고 제2공장 설립 관련 주민설명회도 개최했으며, 남해군의회는 공장부지였던 대서초에 대한 현지실사까지 벌인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의 기업유치와 관련 군민들은 천호식품 군내 공장 신설을 기대했고 중견기업 유치를 통한 고용창출 등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남해군 통합브랜드심의위원들은 논란 끝에 천호식품의 통마늘진액100 프리미엄 제품에 대해서만 남해군통합브랜드 보물섬 사용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단이 참여기업 형태로 가장 큰 신뢰를 보낸 기업이니 만큼 남해 제2공장 신설 부분에 대해서 천호식품은 나름의 입장을 군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최종성과 발표ㆍ기술이전 설명회 계획

남해대학 지역연고사업단은 3년간 추진해온 사업 성과발표회 및 기술이전 설명회를 오는 23일 오후 2시 남해대학 레스토랑실습실(4호관)에서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지식경제부ㆍ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전국 사업단, 농민대표 등의 관계자와 학계 및 식품관련업계 담당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오전 11시 개회식 및 전시회 관람을 시작으로 제2부 행사에는 기간 개발한 제품을 지역민에게 기술 이전하는 설명회도 갖게 된다. 특히 이날 참여기관별로 추진사업의 성과발표회를 갖고 앞으로 지속적인 사업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지역업체 및 지역민과의 대화의 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성과물전시회는 흑마늘, 통마늘진액100, 흑마늘와인 등 그간 각 참여기관이 개발한 제품 80여점이 전시되는데 참석자를 대상으로 전시제품의 시식회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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