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수많은 군민들이 군청 광장에서 남해수능시험장 설치 촉구대회를 벌이고 있다. 군민들은 이날 남해군을 방문한 도교육청 실사단에게 수능시험장 유치를 염원하는 남해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

수능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해왔던 군내 수험생들을 위해 남해군에도 수능시험장 설치가 필요하다는 군민들의 한데 모아진 염원에 경상남도교육청이 결국 움직였다.

도교육청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군민들의 강력한 시험장 설치 요청에 지난 25일 군내 학교들을 방문해 실사를 가짐으로써 사실상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 초읽기에 들어갔다.

실사단은 이날 오전 10시 먼저 남해군청을 방문해 수능시험장유치위원회와 회의를 거친 후 군내 각 시설들을 방문, 시설 및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또 실사단이 군청을 방문한 시각, 수많은 군민들이 군청 앞마당에서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를 위한 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 참여한 300명의 학생, 학부모 등 군민들은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군내에 2개의 수능시험장을 설치해 그 동안 겪었던 불이익을 또 다시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주일간 2만 명이 넘는 군민들이 동참한 수능시험장 유치를 위한 군민서명이 다음 주 중으로 도교육청에 전달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남해는 현재 설치규정 상 시험장 설치가 어렵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복안으로서 창선중고등학교에 시험장을 설치하고자 이번에 실사를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앞으로 남해군은 물론 모든 타 시군에서 학생들이 자기 지역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수능시험장 설치 규정이나 관련 법률이 개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하루 수백 여 통의 남해 수능시험장 관련 전화로 업무가 마비가 될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 가능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는 전적으로 권정호 교육감의 권한이므로 업무 담당자 입장으로서는 된다 안 된다 확답을 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추진위측은 이에 대해 “수능시험장은 남해읍과 창선지역에 각각 하나씩 설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이번 실사가 시험장 설치의 첫 걸음이긴 하나 올해 안에 두 개의 시험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유치운동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민 의지 결집이 큰 작용

 

지난 10년간 복지부동이었던 도교육청에서 군내 시험장 설치를 위해 실사를 나오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는, 무엇보다 군민들의 집결된 의지가 가장 큰 작용을 했다는 평이다.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면 지난 5월 초 사천지역에서 추진된 수능시험장 설치문제가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 운동에 불을 붙였다.

지난 12일 본지를 통해 처음으로 사천 수능시험장 설치 추진사항이 보도된 후 올해 안으로 남해군내에 수능시험장을 유치하기 위한 긴급한 유치운동이 시작됐다.

같은 날, 본사가 주최한 대책회의가 열리고 도의원, 부군수, 군의회 및 남해군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남해 시험장 설치에 대한 타당성과 필요성, 근거 등이 제시됐다.

이날 수많은 군민들과 기관단체가 남해 수능시험장 유치를 위해 대승적으로 동참, 범군민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이후 도교육청 방문, 서명·청원운동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는 한편으로 정현태 군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여상규 국회의원 등 인사들도 권정호 교육감에게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난 18일에는 범군민추진위원회가 권 교육장과 면담을 가졌으며 이날 교육감은 ‘남해, 사천 지역을 통합한 수능시험장 설치는 전면 백지화 하고 남해 시험장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했다.

한편,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수많은 단체들이 일주일간 수고를 마다않고 읍 거리, 학교, 크고 작은 행사장 등 군내 전역에서 실시한 서명운동의 결과로는 2만 명이 넘는 군민들이 참여, 군내 수능시험장 설치에 뜻을 같이 했다.

 

“올해 반드시 유치 성공해야”

 

2만 명의 군민서명과 300여명이 벌인 촉구대회로 군민들의 확고한 뜻이 다시 도교육청에 전해졌다.

남해군의회에서도 임시회를 통해 ‘남해군 수능 시험장 유치를 위한 건의안’이 발의, 만장일치로 가결돼 도교육청에 전달됐으며 군내 학교운영장협의회에서도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과 동참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제 25일 도교육청의 실사를 시작으로 남해 수능시험장 설치는 앞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해에 수능시험장이 설치가 될지 말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지만, 25일 실사 이후 시험장 설치 행정절차는 수순을 밟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가능 여부는 앞으로 권정호 도교육감의 결정에 달린 상태다.

추진위원회는 빠른 시간안에 결정이 나지 않으면 범군민 총궐기대회를 갖고 경남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춘식(남해신문 대표이사) 범군민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군민들의 결집된 의지로 수능시험장 유치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더욱 힘을 모아 반드시 2개의 시험장이 올해 안에 설치되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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