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대상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선거철에 잠깐 누굴 결정하고 누가 되는 가에 민감하게 집착하다가 끝난 이후에는 시들해진다. 정치란 선거 후에 사실상 시작된다. 공약에 대한 이행의 여부, 민심을 아우르는 화합의 기술, 남해라는 주식회사의 장기적 발전방향에 대한 비전의 제시와 추진사업의 성과 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은 것이다. 의회의 경우에 있어서도 입법, 심의, 감사의 충실도와 정확성을 잘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다음 정치를 행하여 나갈 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1일 남해신문이 주최하여 정치발전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남해의 지난 정치사를 되돌아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방안을 생각하고자 함이었다. 참석한 모든 이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가 그동안의 남해정치사가 사람지향적인 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안타까움과 성장 동력을 추진하기위한 건전한 중립적 여론이 생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이었다. 결국 귀착되는 결론은 정치에 대한 군민의 관심도이며 이를 유도하기위한 지식인들의 적극적인 의견의 표출이 매우 절실하다는 데 동의하였다.
모든 일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과거는 현재의 경험이며 현재는 미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 경험들의 평가를 통한 오류에 대한 수정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하여 우리 밖의 문제로 소홀이 취급하여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 때문에 여태껏 무관심했던 우리의 관심을 이제는 열정적으로 표현하여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함은 다음 세대를 위한 오늘의 우리가 책임져야 할 당연한 의무인 것이다.
우선은 시민단체이던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영자이던 올 곧은 생각을 가진 지식인들이 연대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립성을 전제로 한 연대를 통하여 진정성을 고민하고 그 고민 속에서 현재의 정치에 대한 평가를 위한 통계적 분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확한 분석을 전제로 한 방향의 제시가 공론으로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사람 중심의 현실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정책의 질을 통하여 우리의 미래가 결정 되어야 하는 당위성에 근거 함이다.
그리고 정치를 행하는 당선인들과 그의 당선을 위하여 노력했던 지지자들의 생각의 변화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당선인들이 나를 위하여 애쓰고 노력해 준 사람을 인정하고 그들의 수고를 배려한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당선인도 사람인데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지지자들과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하여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람들에게 쉽게  매정하게 대할 수 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당선된 이 후의 당선인은 지지자들이나 지원자들만의 몫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하여 막중한 책임을 지고 이 지역을 이끌어 가는 소명이 지어진 자인 것이다. 스스로 자중하여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능력 있는 자가 공명정대하게 바른 정치를 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었다면 지지자의 목소리가 큰 사회는 올바른 정치를 실현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는 당선인이나 지지자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항간에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복잡다단한 문제들 속에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부터라도 우리 사회의 건전한 사고와 지역민 모두의 균형 있는 권익을 보장받기 위한 용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정치사를 두고 나타났던 패 가름 속의 갈등을 아우르는 화합의 지혜를 통하여 정치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된 남해인의 기상이 표출될 수 있는 틀을 추슬러 나감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군민 모두의 슬기로움이 발휘되어 주권 가진 자의 참여의식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길 희망한다.
군더더기 같은 이야기가 될 런지 모르지만 오늘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는 의미에서 양나라의 소통(蕭統)이 엮은 문선(文選) 고악부편(古樂府扁)의 군자행(君子行)에 있는 시구를 한번쯤 되새겨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군자방미연(君子防未然:군자는 미연에 방지하고) 불처혐의간(不處嫌疑間:의심받을 곳에 있지 말고)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외밭에선 신발을 고쳐 신지 않고) 이하부정관(李下不正冠:오얏나무 밑에선 갓을 고쳐 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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