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EEZ, 광양항, 여수산단, 삼천포화력, 특정해역 등으로 조업지를 잃은 어민에게는 이미 남해바다는 조업지를 찾기 위한 전쟁터로 변한 지 오래다. 여기에다 광양항을 출입하는 대형선박의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 어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 가고 있다. 대형선박의 쓰레기 배출과 선박수리에 따른 환경 피해로 어민들은 그나마 남아 있는 어장마저 황폐화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어민들은 혹 생업을 접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편집자 주>
  

▲광양항 통항량은 얼마나 늘었나
=여수광양항은 갈수록 규모면에서 팽창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1988 선박입항 척수는 1만1304척이었지만 2007년에는 2만3009척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오는 2020년에는 2007년보다 3배가 증가한 6만1360척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해상교통안전 확보를 위해 특정해역의 지속적인 지정운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재 운용되고 있는 특정항로내 정박지(D-1)와 항계 밖 정박지(D-2)는 이미 대형상선 수용범위를 넘어서 정부가 추가 정박지를 설정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간 어업피해사례를 들면
=이미 늘어난 대형선박과 줄어든 조업지로 남해바다는 이미 포화상태다. 이런 이유로 대형선박들은 어민들의 조업지까지 침범해 앙카를 놓고 있고 이로 인해 해저층을 마구 파헤쳐 바다 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미조 레이다기지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정박 상선은 1682척이지만 정해진 정박지에 정박한 건수는 480건에 불과해 1200여척의 대형 상선이 정박지를 벗어나 앵커를 놓아 바다밑 생태계를 파헤치고 있다. 대형상선이 지나가면 그 항파(너울)로 인해 작은 배는 뒤집힐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정박지에서는 대형상선의 선박수리와 오폐수 및 쓰레기 방출로 해양환경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이로 인한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광양항의 해운물류 규모가 매년 급속도로 늘어 대형 상선의 통항량이 엄청나게 증가함에 따라 해경의 단속 강도는 날이 갈수록 강화돼, 어민들은 조업지는 사실상 사라졌다. 이러한 단속도 정해진 정박지를 벗어난 대형상선에 대한 것이 아니라 힘없는 어선들에 대한 단속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실제 지난해 교통안전특정해역내에서 어망 기타 선박의 통항에 영향을 주는 어구 등을 설치해 유자망 조업을 했다는 이유로 해경에 단속돼, 100만원의 벌금 처분이 내려졌고 당시 어민들의 대규모 집회 등이 잇따랐다.

▲현재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어민들의 이같은 불만에 대해 과거 해수부는 통항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조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적용 불가능한 무마용 답변이었음이 확인된 지 오래다. 어민들은 통항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조업이 가능하다는 해수부의 답변을 믿고 부부간에 조업에 나서지만 번번이 상선 및 상선 예인선의 신고로 해경의 단속을 받아 쫓겨나는 반면 대형상선이 묘박지를 벗어나 정박해도 단속이란 것이 없다. 형평성에 맞지 않다. 대형상선 이같은 위법 사실에 대해서는 해경의 단속 사실은 전무하고 고작 관제탑의 이동명령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민은 없고 해운ㆍ항만만이 존재하는 이 나라 정책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
=가천이동 어민들은 오래 전부터 바다를 빼앗긴 데다 이제는 범법자라는 낙인까지 찍혀가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 정부가 말하는 국가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중요한 항만, 국익을 창출한다는 광양항을 없애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가천이동 어민과의 협의도, 해당지역 용역도 없이 20여년간 지정된 채 어민들의 목줄을 조여오는 특정해역을 축소 조정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그간의 피해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인 대형상선에 대한 단속강화로 어민들의 생계터전이 남해바다를 지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정부는 그동안 성의 있는 답변보다 모면하기에 급급했다. 이런 이유로 남해어민들은 2007년부터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해 오고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기에 앞으로는 강경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어민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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