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상 낭독회를 마친 문인과 독자들이 미조항 선착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쪽빛 남해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보물섬 남해에서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의미 깊은 남해문학투어가 진행됐다.

문학사랑(이사장 김주영)이 주관하고 남해군이 후원하는 이번 남해문학투어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되었던 남해군 상주면 노도를 ‘문학의 섬’으로 조성하겠다는 남해군과 뜻을 함께 하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학인 20여명과 독자 등 45명이 함께 했다.

이날 투어에는 평범한 삶을 민족사의 비극과 관련시켜 보여주며 자기의 경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애정을 갖고 작품을 쓰는 작가로 유명한 소설가 김주영 선생을 비롯해 정호승, 김기택, 김경숙 시인, 오생근 서울대 교수, 유명만 한양대 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 김화영 전 고려대 교수, 박상우, 김미진, 박숙희 소설가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많은 문학인들이 자리를 함께 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남해 출신 고두현 시인과 이혜선 사진작가 그리고 연극배우 김용선 씨가 동행했다.

이날 행사진행을 담당한 문학투어 이종주 이사는 “이번 문학투어는 남해군이 노도를 문학의 섬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욕적인 프로젝트를 문학인들이 직접 찾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면서 “문학투어에 참석한 문학인 모두가 남해군이 추진하는 문학의 섬이 순조하게 조성될 수 있도록 돕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일행은 고두현 시인의 작품 ‘남해멸캄의 무대인 지족 죽방렴에 도착해 죽방렴을 감상하고 멸치 쌈으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미조 항으로 이동해 유람선을 타고 선상 시 낭송회를 가졌다.

시 낭송에는 지난번 문학투어를 통해 남해사람이 된 듯한 김용선 연극배우의 낭창한 목소리로 몇 편의 시낭송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유람선 선상 문학투어에는 정현태 군수가 동행해, ‘배 멀미’ 이야기로 간단히 환영인사를 끝내고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를 암송했다.

이어 김기택 시인과 정호승 시인이 차례로 나와 자신의 작품을 소개와 시낭송으로 분위기를 잡았고 다시 등장한 정현태 군수는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를 암송해 박수를 받았다.

고두현 시인은 본인의 작품대신 일본의 뇌성마비 시인으로 유명한 호시노 도미히로의 ‘매일초’를 낭독했다.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유람선 투어에 이어 물건 방조어부림과 독일마을을 산책하고 저녁에는 강경태 연구소장의 사회로 고두현 시인의 ‘시 읽는 CEO’라는 주제의 문학특강과 노도 ‘문학의 섬’ 등 문학 이야기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째날에는 아침 일찍 출발해 상주 은모래비치와 솔숲 해변을 산책하고 멀리서 남해금산을 감상했다.

이어 농촌체험마을인 남면 가천 다랭이 마을을 둘러보았으며, 귀경길에는 봄꽃으로 물든 해안도로를 감상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김치수씨는 “독자 없는 문학은 있을 수 없다. 시인이 독자와 함께 여행하며 시를 낭독하는 것은 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시작한 ‘고두현 시인과 함께하는 남해문학투어’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부터 이틀간 남해만의 테마를 가지고 연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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