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여부는 알 수가 없지만 현재 MB정부에서는 사교육을 축소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런 저런 정책을 내놓고 있는 판국에, 남해군의 행정은 ‘사교육’에 두 팔을 걷고 앞장서고 있고...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이 꼴이 말이 아니다.
말이 아니게 된 꼴은 또 있다.
이번 과외반 운영으로 여실히 들어나고 있는 것이 군내 일선학교 교사,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다.
과외반에 찬성을 하고 나선 학부모들이 말하는 것이 ‘행정에서 서울 입시전문학원의 실력 있는 강사들을 불러 우리 아이들을 좋은 대학으로 보내주겠다는데 좋지 않으냐’이다.
그 바탕에는 교사들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어느 학교 교사는 실력 있고, 어느 학교 교사는 실력이 없다’고 말한다.
그 실력을 판단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좋은 대학으로 보내느냐는 것이다.
자기 자식은 실력이 있는데 교사가 실력이 없어 좀 더 좋은 대학으로 못가는 줄 안다. 언제부터 교사의 실력이,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으로의 진학률과 비례하게 됐는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과외반 운영이 시행되기 전이지만 이미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고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교사들을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로 만들어 버렸다.
또, ‘우등반’에서 과외를 받지 못하는 대다수의 ‘열등반’ 학생들도 모양새는 좋지 않게 됐다.
정 군수의 ‘교육 평등권은 이미 균등하게 주어졌다’라는 발언이, 평등하게 주어진 교육 기회에도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을 탓하고 있다.
대다수의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물론 그들이 느끼는 소외감, 박탈감, 열등감 등은 뒤로 한 채 일부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모아서 엘리트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학부모도 마찬가지. 성적이 좋지 않은 자녀를 뒀다는 죄로 당연히 소외감, 박탈감 등을 느껴야 한다.
이것이 정 군수가 주장하는 수월성 교육 즉 엘리트 교육이다.
과연, 이렇게 많은 군민들로 하여금 쓰라림을 느끼게 해야 할 만큼, 한 두 명 학생의 SKY 대학 입학이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지난 16일에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치러진 학력진단평가 일명 일제고사의 결과가 나왔다.

시행초기서부터 일선 교사들은 물론 많은 단체들로부터 학생, 학교서열화 등의 부작용들로 반대에 부딪혔고 현재까지도 그러하지만 어쨌던 실시됐었고 그 결과 까지 나왔다.

이제 학력편차 감소와 학업성치도 상승을 위해 지역 학교 학생들은 무한경쟁체제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학력편차를 줄이는 것이 전적으로 행정의 몫이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이왕 교육에 손을 대려면 '뒤쳐지는 학생들을 함께 이끌어보자' 는 취지의 방안을 제시해야지 오히려  ‘쓸만한 아이들만 걸러서 키우겠다’는 안을 내어 놓다니 참으로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으며 교육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접근방식이다.
한편, 지난 6일에 과외 프로그램 사업설명회가 있은 뒤 군 관계자에게 사업계획서 등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자 자료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도가 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거부했다.

이어 결정이 되면 밝힐 것이라며 고3 방과 후 프로그램 사업설명회를 했다 정도로만 보도하고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시점을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대다수 군민과 공익을 위해 일하는 행정이 군민의 알권리를 막는 것은 모순이다.

다움 주 쯤에는 각급 학교별로 과외반 선발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군민토론회도 거절하고 이미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졌다며 일을 속행으로 추진하는 것도 무언가에 쫓기는 듯하다.

누군가는 학생들을 차별하고 교육 평등권을 침해하면서 가장 하기 좋은 변명이 엘리트 교육이라고 했다.
또 어떤이는 내로라 하는 대학에서 배운 인재는 절대 남해에서 농사 안 짓는다 라고도 말했다.
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다 제쳐두더라도 왜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행정이 사교육에 앞장서면서까지, 안 그래도 성적이나 입시 등 온갖 경쟁체제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교육평등권을 빼앗고, 또다시 성적으로 갈린 우열반으로 위화감마저 주겠다는 것인지,   범부의 머리로는 이해를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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