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 해 남해군은 스포츠마케팅이라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 궁도, 게이트볼, 축구를 비롯한 전국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로 일단 가시적 성과는 나타났다. 시설투자와 대회유치라는 긍정적 측면에 비해 스포츠마케팅의 중장기적 계획과 이를 구체화시킬 전문인력 확보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행정책임자인 김두관 군수를 만나 올 한해 스포츠마케팅의 평가와 앞으로의 전략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2000년 평가>

△올 한 해 동안 군의 스포츠마케팅 사업에 대해 먼저 듣고 싶다.올 봄부터 여름까지는 궁도를 비롯해 게이트볼, 초등축구 등 전국 규모의 스포츠대회가 열려 유난히 바빴다. 그리고 겨울부터는 프로 야구와 축구팀의 전지훈련이 줄을 잇고 있다. 행정책임자로서 올 한 해스포츠마케팅을 우선 평가한다면.


=월드컵과 올림픽 등 스포츠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을 스포츠마케팅이라 정의한다면 남해군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하나의 작은 지자체가 스포츠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시도한 한 해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돌이켜보면 각종 대회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군의 이미지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지만 처음이라많이 부족했다. 그러나 남해군의 잠재성을 국내외에 알렸다는 점에서 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초등축구대회는 한국축구의 대안을 찾는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을 한 눈에 받았다. 그리고 남해군으로 봐서도 최대 규모의 단일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에 대해서 군민들의 자부심도 무척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축구대회의 한계와 앞으로의 대책은 어떠한가.

=한국축구의 현실과 유소년 축구에 대한 기대 때문에 대회 자체가 의미를 가지게 됐다. 치밀한 준비부족으로 지역경제활성화와 마케팅 측면(지역특산물 판매와 광고전략)에서는 많이 미약했다. 그리고 군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지 못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중장기적 전망>

△올 한해는 대회유치에만 신경을 써서 그런지 체계적인 전략 속에서 스포츠마케팅이 전개됐다는 느낌을 갖기는 힘들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형태로 스포츠산업을 육성시킬 것인지 중장기적 전망을 말해달라.


=내년 예산이 책정된 사업은 초등축구대회와 패러글라이딩, 해양스포츠분야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내년 8월 정도에 한·일 국제유소년대회를 스포츠에이젼트인 PSM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프로레슬링대회, 전국사회인야구대회, 국제열기구대회개최 여부를 검토중이다.

△스포츠산업은 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사람들이 몰려온다. 스포츠파크를 비롯한 체육시설 전반에 관한 투자계획과 전략은.

=2001년까지 서상 남해스포츠파크를 완공시킬 예정이며 내년엔 남해안관광벨트사업에 포함된 덕월, 구미매립지를 매입할 것이다. 그리고 2003년부터는 이 지역 역시 축구빌리지(축구마을), 마리나시설, 미니골프장이 포함된 스포츠시설을 확충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있다. 또한 바람막이에 용이한 상주지역에 3만평 규모의 전지훈련시설을 만들 방안도 갖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스포츠 시설을 마련한 다음 육지와 바다, 하늘을 통합한 입체적 스포츠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애초 이처럼 폭넓은 구상을 갖고 시작했는가.

=처음에는 남해스포츠파크에 축구빌리지를 조성한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 그런 과정에서 대한야구캠프가 민자유치를 희망하고 나섰다. 애초 구상보다 군의 스포츠산업의 폭과 넓이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여가와 체육활동이 늘어날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축구를 중심으로 타 스포츠를 상호 보완시키면 남해군을 종합스포츠메카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차별화 전략>

△각 지자체들이 재정자립도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국 대회와 스포츠시설 유치에 달려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해가 스포츠메카로 살아남기 위해선 이런 지역들과 다른 차별화된 전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우선 남해군은 따뜻한 날씨, 최상의 잔디시설,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 사천·여수 공항 등 접근의 용이성 등을 특징으로 갖고 있다. 여기다 스포츠와 연관된 호텔이나 휴양시설이 확보되면 체육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큰 매력을 가져다준다.
또 축구·야구지도자 교실, 교육과 연관된 청소년체육훈련프로그램, 민간월드컵이나 월드컵관광과 같은 국제규모의 스포츠이벤트 등의 선진 정책들을 개발하면 타 지역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축구라는 단일 종목을 봤을 때는 울산, 서귀포 등이 남해의 경쟁상대가 되리라 여겨진다. 축구와 연관된 차별화 전략은 없는가.

=지금 조건에서는 유소년 축구에 중심을 두려고 한다. 기회가 되면축구선진국인 남미와 아시아 유소년들의 교류를 촉진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스포츠파크와 인접한 대서초를 매입해 유소년 축구기술센터나 체육지도자 훈련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다.

△일부 선진 지자체에선 단순한 스포츠시설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교육, 문화, 관광, 놀이가 결합된 스포츠마케팅을 추진 중이다.

=기본 구상은 그렇게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세부전략은 전문가에게 용역을 의뢰해야 한다. 선수들이 24시간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월드컵 캠프와 함께 검토 중인 월드컵관광객유치 프로그램(자국 경기를 관람하고 남은 시간은 남해에서 머물며 관광객들끼리 축구경기를 가지는 것)도 관광과 스포츠를 통합시킨 개념이다.

<소프트웨어 확보 방안>

△스포츠시설을 하드웨어라 한다면 시설을 운영할 인력과 정책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시설투자에 비해 인력확보나 정책생산은 미비하다는 판단이다.


=스포츠마케팅을 적절하게 소화해 낼 전문인력을 확보할 시점이다. 남해스포츠파크에 기대를 거는 것은 투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선 스포츠이벤트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생산해야 한다.
내년 6월 인사개편 때 스포츠마케팅 전문팀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를 개방 임용할 방침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남해의 산업구조는 농어업 중심의 1차 산업이 지배적이다. 반면 스포츠산업은 서비스 중심의 3차 산업이다. 남해군의산업구조는 어떤 방향으로 이끌 생각인가.

=군에서 정책을 집행할 경우 주요측면과 부차적 측면 등 경중을 가려야 할 때가 많다. 다수를 점하고 있는 농어촌 사회를 등한시 할수없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예산이 농어업 생산기반시설에 투자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군민들의 기본적인 경제 행위에 행정이 개입할 부분은 없다. 다만 농어촌 위기 극복 방안으로 문화·관광·스포츠산업을 개발할 필요는있다.

△월드컵 캠프 유치 사업은 군의 스포츠마케팅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사업이라 판단된다. 행정책임자로서 월드컵 캠프 유치 사업의목표와 전략은.

=월드컵 캠프 유치는 군의 첫 스포츠마케팅 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캠프가 유치된다면 남해스포츠파크와 남면 덕월, 구미, 평산 일대의 남해하모니리조트 등의 부가가치는 상승된다. 이처럼 월드컵 캠프 사업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군 스포츠마케팅의 가속화를 가져다 줄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민간미니월드컵이나 문화이벤트 등 전 행정력을 집중해 캠프유치 사업에 추진할 것이다. 캠프 유치 사업은 군 스포츠산업의 분수령이 될 것이므로 군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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