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짐 부쳤는데 둘 곳조차..." 하소연

  
 
  
"시작은 먼저 했는데..."-지난해 11월 공사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채 지금은 공사가 중단
된 이아무개 목사의 집(사진 왼쪽). 오른 쪽 집은 지난 7
월 공사를 시작, 11월 중순 완공된 또 다른 독일 교민 주택
이다. 두 주택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동면 물건리 독일마을 조성사업과 관련, 일부 주택시공업체가 독일교민 2명과의 주택공사를 무한지연시키는 등 계속적으로 계약을 위반, 큰 피해를 주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시공업체는 경기도에 본사를 둔 ㅇ건설(대표 천아무개씨),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사는 독일교민 이 아무개 목사와 지난해 11월 총 공사비 1억 5000만원에 주택공사계약을 맺고 올해 3월말까지 시공을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군내 한 건축사무소의 감리에 따르면 12월 10일 현재 이아무개 목사가 정착할 주택공사 진행율은 61% 정도. 그나마도 이 주택공사는 지난 10월 이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이목사는 현재 전체 공사계약금액의 73%에 해당하는 1억 1000만원을 지난 10월 20일까지 ㅇ건설에 지불했다.  

공사계약과 관련, 이목사는 "1차 계약 후 ㅇ건설 천아무개 대표와  몇차례 공사기한 연장계약을 맺고도 공사가 안이뤄져 나중엔 각서까지 받았지만 아직 집을 짓지 못했다. 또 지난 10월 후로는 ㅇ건설 사장에게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연락도 없어 애를 태웠다"면서 "고국에서 살려고 독일에서 짐을 부쳤고 20일경엔 도착하는데 이 짐조차 둘 곳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본지 확인에 따르면 ㅇ건설은 이목사 외에 또 다른 독일교민 조아무개씨와의 공사계약을 맺었는데 이 역시 받은 대금보다 공사를 적게 한 상황에서 연기를 시켜 피해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두 교민의 주택공사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와 한 지역주민은 "계약당사자간에 조금씩 의견차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볼때 ㅇ건설이 받은 돈에 비해 공사는 상당히 덜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가을 이후엔 거의 손을 안댔다"면서 "ㅇ건설은 아마 자금사정상  공사대금를 받아놓고 다른 곳에 쓴 것 같다"는 추측을 했다. 
독일마을 조성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군 문화관광과는 지난 10월 경 이 목사 및 조아무개 씨 주택공사 지연문제에 관한 중재를 위해 ㅇ건설 대표 천아무개씨를 한차례 부른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천아무개씨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마음이 급해진 교민 조아무개씨와 이아무개 목사는 현재 남해경찰서에 ㅇ건설 대표를 고발까지 한 상황. ㅇ건설 대표는 경찰 고발 후에야 최근 이 두 교민에게 직접 연락을 했고 이목사는 ㅇ건설 대표와 11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무개 목사는 "사람을 처벌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고발을 했으며 이젠 그 업체에 더 이상 공사를 맡길 생각이 없다"며 "이국땅에서 피땀흘려 모은 돈으로 고국에 정착할 집을 짓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목사는 또 "교민들이 이런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댈 곳이라곤 남해군 밖에 없는 만큼 남해군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독일교민들과 친분이 두터운 해오름예술촌 정금호 촌장은 "극히 일부의 사례이긴 하지만 이런 소식들이 독일에 증폭돼 전해지면 남해에 정착하려는 교민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일부 시공업체의 무책임함이 고국정착에 대한 기대에 부푼 독일교포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는 현실이 더 이사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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