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위기 맞설 남해농민회 건설 시급

△ 한-칠레협정 국회 비준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정기국회에서의 처리는 농민들의 힘으로 막았지만 지난 10일 고건 총리와 4당 정책위의장들이 오는 18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전국의 농민들이 힘을 모야야 할 때다.

△ 어떤 투쟁계획이 서 있나.
= 벼랑 끝까지 내몰린 농민들의 입장에서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회 비준을 막아야 한다. 각 지역마다 국회의원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민대표 단식을 비롯한 농성을 시작했다. 일부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의 조상묘를 찾아 자손을 민족농업을 팔아먹는 매국노로 만들지 말라고 제를 올리기도 했다. 오는 18일에는 전국의 농민활동가가 국회로 달려가 온몸으로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을 것이다.

△ 박희태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한나라당농어촌의정회가 국회의장
이 직권으로 비준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을 반대했는데.
= 국회의장 직권상정이 아니더라도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다. 박 의원이 여태까지 해왔던 말, 원칙적으로 한-칠레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한다는 것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 비준 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 빠진 말장난에 불과하다.

△ 그렇다면 농촌 국회의원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 ‘나는 반대했는데 수적으로 밀려 어쩔 수 없었다’는 명분만 쌓지 말고 실제로 비준을 거부하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농민단체 대표들이 전국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 농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은 뭐하고 있나.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자리를 깔고 단식이고 삭발이고 해야 한다. 식량주권을 잃으면 온 국민이 먹을 것으로 장난질하는 초국적 자본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

△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말고도 2004년에는 도하개발안젠다와 쌀 재협상 등 농업위기가 계속된다. 남해에서 어떻게 맞설 것인가.
= 선진국 어느 나라도 비교우위라는 낡은 이론으로 농업을 천대하지 않는다. 농업이 단순히 먹거리만 생산하는 것이라면 외국에서 값싼 농산물 사오면 그만이지만 앞으로 식량은 무기요 주권이다. 그래서 농산물시장은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지켜야 한다. 남해에서도 제대로 한번 사생결단하고 정부와 맞붙을 수 있는 농민조직을 농민의 힘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 농민회를 말하는 것인가.
= 그렇다. 천막농성장을 방문하는 농민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농민조차 심한 패배감에 빠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농민들이 무슨 힘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순간 폼 한번 잡아보는 투쟁밖에 못한다. 목숨을 내 놓으라는 놈들에게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 농민회가 그 역할을 해 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 남해군농민회는 언제 출범할 것인가.
= 천막농성을 통해 2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더 회원을 늘려서 내년 초에는 꼭 자주적인 농민조직 남해농민회를 출범시킬 것이다. 몸이 부셔져라 농사를 지어도 빚만 늘어가는 남해의 모든 농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 꼭 농성장을 찾아주길 바란다.

/이 대 호 기자 ldh@digital-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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