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의 유일한 아동시설인 남해자애원은 정부나 군의 지원과 함께 후원이나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주위의 많은 도움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애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기초생활만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다. 이런 상태에 18세가 넘어 자애원에서 퇴소해 대학으로 진학을 하거나 취업전선에 뛰어든 학생들은 갑작스런 홀로서기에 고생이 심하다. 대학등록금이 없어 진학을 포기해야하며, 진학을 해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된 일을 해야만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애원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로 힘든 여정을 나선 학생들이 있다. 여기 그 중 한명인 배 군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배 군은 13살에 남해자애원에 입소해서 7년 여 간을 지내오다 올해 수능을 치르고 부산정보대 경찰행정학과에 수시합격을 했다. 그러나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었던 배 군은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차원의 후원이 없는 한, 배 군과 같은 자애원 출신 학생들의 생활고가 해결될 길은 없어 보인다. <편집자 주>

*배 군의 요청에 따라 얼굴사진은 게재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자애원에 처음 입소해 생활을 했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원장님과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 속에 별다른 어려움을 못 느끼며 지내왔다. 그러다 올해 수능을 치르고 부산정보대학의 경찰행정학과에 원서를 넣어 수시합격을 했다. 그 뒤 예치금 까지는 주위의 도움으로 해결이 됐는데, 등록금이 문제였다. 어쩔 수 없이 등록을 포기했다.

▲현재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는 숙소가 있는 한식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일을 해오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다. 많지 않은 나이에 사회생활에 적응하기도 어려웠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나아진 상태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 남해에서 서울로 옮겨와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제일 힘들었다. 하지만 현실을 한탄만 하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이 될 리가 만무하다는 생각에 털고 일어섰다. 또, 아직 저는 젊기에 그것을 위안 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어렸을 시적 꾸었던 많은 꿈들 중에는 형사라는 직업이 있었다. 비록 부산정보대 경찰행정학과는 포기를 했지만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착실히 일해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학원도 다니고 다시 시험을 쳐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끝으로

= 지금의 우리들의 현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내년, 후 내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애원을 나오면서 등록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후배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자애원에서 함께 생활했던 후배들에게,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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