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종합사회복지관의 지하는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함께 부산한 움직임들로 소란스럽다.

그곳에서는 10여명이 넘는, 중고교생들로 보이는 학생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거울을 보며 자신의 춤사위에 한껏 취해 있었다.

또 한 편에서는 ‘이렇게, 저렇게 해봐’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춤을 가르쳐주고 배운다.

입은 교복으로 보아 학생들은 한 학교에서만 온 것이 아니라 여러 고등학교에서 모인 듯하다.

그러나 이내, 각 교복마다의 색은 카세트 오디오에서 나오는 심장고동 같은 비트와 함께 춤이란 몸짓에 어우러져 버린다.

매일 저녁 사회복지관 지하에서 춤을 연습하는 그들은 바로 남해군연합댄스팀 'JP CREW' 다.

JP CREW 는 2005년 남해제일고등학교의 동아리에서 출발했다.

그저 춤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모여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군내 각 고등학교의 친구들까지 가세해 현재 연합댄스팀을 이뤘다.

창단 초창기에는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고 마음 놓고 춤을 연습할 공간이 없어 남산, 공설운동장 등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떠돌이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올해 초, 그런 모습을 본 사회복지관의 한 관계자의 도움으로 현재의 연습실을 갖게 된 것.

연습실을 갖고 난 뒤 본격적으로 연습에 매진한 결과 지금은 군내는 물론 타 지역에서 공연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정식 멤버 이외에도 초등학생 등 곳곳에서 댄스를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 학생들이 날로 늘고 있을 정도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자랑하는 비보이와 팝핀을 주로 구사하는 JP CREW 는 수상실적도 화려하다.

경남도내의 댄스대회에 출전하기만 하면 무난하게 입상할 만큼 실력도 출중하고 이름도 타 지역에서도 웬만큼 알아주는 지라 이제는 전국대회에서의 입상을 노리고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전국대회에서 예선은 통과했지만 아쉽게 본선에서 입상에 실패해 오는 10월에 있을 전국대회에서는 반드시 입상을 한다는 마음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단지 순수하게 춤이 좋아 춤을 추기 위해 결성된 JP CREW 지만, 학교 폭력이다 탈선행위다 해서 청소년들의 문제가 적잖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일부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이 그저 모여 있다는 것만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힘들다.

팀의 리더 박명우(제일고3) 군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여느 때처럼 학교를 마치고 모여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술에 취한 아저씨 한분이 저희에게 욕설을 하며 연습실에 침을 뱉고 간 적도 있었다. 그 이유를 대충 짐작은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탈선행위의 장소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즐기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앞으로 저희를 순수한 댄스동아리로써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JP CREW 는 넘치는 끼를 분출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초중고교와 나이를 불문하고 들어올 수 있으며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JP CREW 는 공연무대에 오를 때마다 출연료를 받지만, 회원들의 간식비도 되지 않을 만큼 액수가 적어 매번 사비를 털어 공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대에서는 화려하지만 그 무대 뒤편 인 연습실은 학생 신분 주머니사정에 카세트 오디오만이 덩그러니 있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팀원의 복장을 마련하기 위해 힘든 아르바이트를 할 만큼, 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있다.

그들의 무대가 화려한 이유를 오로지 실력에서만 찾을 수 있을까. 그 열정들이야 말로 무대 뒤는 물론,  무대 위에서 더욱 빛나는 JP CREW를 만드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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