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양주민 일주일새 2명 차에 치여 사망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되면 삼동면 지족과 이동면 무림을 연결하는 1024호 지방도의 교통량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도로는 좁고 급커브가 많아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습니다. 통행량이 대폭 늘어나기 전에 도로를 정비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는 남해군이 도와 행정자치부에 올린 ‘2003년 남해군 주요사업 예산지원 요청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같은 예산지원 요청은 남해군 2004년 예산지원 요청서에도 올라 있다.

군은 2003년 10억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고암∼지족 사이 굽은 도로 800m를 개선한 바 있다. 그러나 굽은 도로 개선공사도 필요하지만 사람의 통행이 잦은 마을구간 도로에 보행자 통행로를 확보하는 공사가 더 시급하다.

이 구간 중 특히 사람이 다칠 위험이 큰 지역은 도로가 마을 사이를 지나는 삼동면 영지마을, 이동면 난양∼장전∼무림까지의 구간이다. 지난 20일 난양마을 주민 김아무개(56)씨가 차에 치여 숨진 데 이어 25일에도 라아무개(76)씨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라이무개씨를 친 차는 뺑소니를 쳐버려 경찰이 가해자를 찾기 위해 27일 오후 현재 비상근무 중이다.
 
일주일 사이에 2명의 주민이 연이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난양마을 주민들은 도로변에 인도를 설치하는 등 도로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해달라는 집단민원을 군에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불안해서 도저히 못살겠다. 노인네들이 이동장에 다녀오는 길은 인도가 전혀 없어 차도 위를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면서 하루 빨리 대책을 세워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건설과 토목건설담당 차영규 계장은 “마을 구간 보행자도로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공사비 3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도에 신청해놓았다. 그러나 최근 도가 지방도 관리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건설도시국 도로과 김이규씨는 “내년에는 일절 신규사업은 하지 않고 기존 사업을 마무리짓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해 내년도에 공사를 하는 것은 어렵다. 2005년도에나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지방도 1024호는 우선순위로 따질 때 후미에 있다”는 굉장히 암울한 답변을 내놓아 남해군이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