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관광문화재단이 2021년 선정돼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운영해온 ‘도르프 청년마켓’이 지난 8일 회차를 끝으로 사업을 마쳤다. 독일마을 광장의 비수기 활성화와 청년 셀러 발굴을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청년마켓을 주말 광장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잡게 해 이후 운영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사업을 총괄해온 이보흠 재단 미래콘텐츠사업팀장은 “독일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 광장이 동선의 중심이지만 콘텐츠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플리마켓을 통해 광장에 온 이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체험과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도르프 청년마켓은 상반기 3회, 하반기 5회 총 8회가 열렸으며, 누적 셀러는 118팀에 달한다. 참고로 지난 2023년은 2회 시범운영에 누적 참여 셀러 수는 43팀, 2024년은 8회 운영에 셀러 수는 총 121팀이었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사업들과의 연계가 돋보였다. 5월에는 ‘독일마을 마이페스트’와 연계해 한층 더 풍성한 플리마켓이 열렸고, ‘독일마을 관광창업 아카데미’를 통해 선정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판매되기도 했다. 10월에는 ‘독일마을 맥주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골드너스 도르프’와 연계해 3일간 원예예술촌에서 특별 운영했다.
그 결과 올해 마켓의 관광객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8점으로 높게 나타났고, “내년에도 마켓이 열리기를 바란다”는 요구가 꾸준하다고 한다. 특히 관외 셀러 비중이 크게 늘며 전국적 명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또한 이보흠 팀장은 “셀러들이 스스로 상품성을 시험해보고, 남해 정착까지 고민하도록 만든 점은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팀이 마켓을 계기로 귀촌을 결심했다는 점은 사업의 의미있는 결과로 보인다.
“적극적 운영 주체 있어야 지속가능”
그러나 성공 속에서도 뚜렷한 한계와 고민도 남았다. 가장 큰 과제는 지속가능성이다. 이 팀장은 “3년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하며 토요일 정기 운영, 버스킹 무대, 스탬프 체험 등 안정적 모델을 만들었지만, 문제는 이 시스템을 누가 자발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지자체나 관 주도로 앞다퉈 플리마켓을 주도해 그 자생적 문화가 ‘지원 없이는 열리지 않는 구조’로 변하면서, 조직이나 개인이 자발적으로 운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생태계가 된 현실도 꼬집었다.
재단은 셀러 대상 역량강화 교육, 클라우드 펀딩, 도시재생지원센터와의 협업, 독일마을 주민들과의 협업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마켓 운영 주체로서 개인이나 단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광장 분위기가 좋아 계속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재단이나 군의 지원 없이는 유지되기 힘든 구조”라며 “내년에는 사업을 잠시 쉬고 지역사회에서 명확한 요구와 공감대가 생길 때 남해를 대표하는 플리마켓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종료 후에도 재단은 셀러 역량강화 교육, 선진지 견학 등 셀러 풀을 유지하기 위한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셀러들도 “남해의 분위기가 좋아 참가비를 내더라도 오고 싶다”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큰 힘”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 팀장은 “3년간 만들어둔 셀러 풀은 큰 자산”이라며 “남해의 다른 축제나 행사에도 이들이 참여하며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도르프 청년마켓 사업은 올해로 마무리되지만, 지역 관광문화 활성화와 청년 셀러 발굴이라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숙제는 이 가능성을 이어갈 새로운 지역 주체의 등장이다. 이 흐름이 어떻게 살아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