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소류지 데크가 관리 및 활용 미흡으로 철받힘대가 녹슬고 데크엔 이끼가 끼고 난간엔 녹이 슬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곳을 유원지로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가 제기된다
장평소류지 데크가 관리 및 활용 미흡으로 철받힘대가 녹슬고 데크엔 이끼가 끼고 난간엔 녹이 슬어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곳을 유원지로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가 제기된다

10년 전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된 남해군 이동면 장평소류지 데크가 사실상 방치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역 주민들은 “사업 당시부터 예견된 결과”라며 행정의 무책임한 시설 관리와 부서 간 책임 공백을 지적하고 있다.

장평소류지 데크는 지난 2015년 남해군이 관광객 편의와 지역 활성화를 명분으로 설치한 목재 산책로다. 총길이 443m, 사업비 5억 원이 투입됐다. 당시 남해군 건설교통과 농지기반팀이 주도했고, 인근의 튤립·유채꽃밭과 연계한 관광자원화가 구상됐다. 그러나 국도 19호선 확장공사로 꽃밭의 상당부분이 편입되고, 달구산 일대 유원지 개발계획도 무산되면서 ‘목적 없는 데크’로 남았다.

현장을 찾은 결과 데크 곳곳은 이미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철제 구조물은 녹이 슬고, 난간에는 붉은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목재 바닥에는 이끼가 하얗게 번져 있어 이용객이 발길을 끊은 지 오래된 것 같아 보였다. 주민들은 “군에서 만든 시설이라지만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며 “위험할 정도로 부식이 심한데 관리 주체조차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실제 관리권은 한국농어촌공사 남해·하동지사가 가지고 있고, 데크 설치는 남해군청 건설교통과가 담당했다. 인근 화단은 농업기술센터가 관리하지만 관광활성화 주체는 부재하다. 세 기관이 얽혀 ‘책임은 있으나 주체는 없는’ 구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처음부터 지적된 ‘무리한 사업’ 

당시 사업 추진 단계에서도 ‘예산 낭비’ 논란은 이미 제기됐다. 당시에 장평소류지의 수위가 갈수기마다 바닥을 드러내고, 수질 탁도가 높아 관람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 인근 국도 확장으로 관광 동선이 훼손된다는 점이 잇따라 지적됐다. 그럼에도 군은 ‘봄철 꽃 관광지 조성’ 명분 아래 공사를 강행했다.

2015년 공사 당시 환경녹지과는 “달구산은 대부분 사유지이고 분묘가 많아 개발이 어렵다”고 했고, 농어촌공사는 “저수지는 유원지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주민과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예산 낭비’ 우려는 10년 만에 현실이 됐다.

현재 장평소류지는 군의 공식 관광지도에조차 제대로 소개되지 않는다. 봄철 한시적 유채 심기 외에는 지속적인 활용 계획이 없고, 시설물 유지·보수 예산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사업 주체였던 군 건설교통과와 실질적 관리자 농어촌공사 간의 역할 분담이 불명확 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군은 지금이라도 ‘장평소류지 데크’를 단순한 목재 구조물에 머무르게 할 것이 아니라 복합형 수변 관광자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관리주체와 책임부서를 명확히 하여 연 12개월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갈수기 수변이 말라버리는 구조적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하는 통합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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