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상주초등학교(교장 하남칠) 3학년 어린이들이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는 기발한 발명품으로 전국발명대회에서 나란히 수상해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금상)을 받은 이루아 학생과 중소기업중앙회장상, 한국여성발명협회장상을 각각 수상한 신서연, 김서원 학생은 지난 9월 열린 제38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생활 속 발명품을 선보이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전국 규모의 발명 경진대회로, 생활 속 창의적인 발명 아이디어를 겨루는 자리다.
이루아 학생의 작품은 ‘영아 심폐소생 그립톡’으로 대폰에 부착하는 그립톡에 영아 심폐소생술 보조 기능을 더한 것으로, 압박 위치 가이드선과 마사지볼, 풀피리를 결합해 영아에게 맞는 정확한 압박 위치와 넓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영아 심폐소생술을 배울 때 일반 심폐소생술과 달리 손가락이 구부러져 압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이루아 학생은 “소방관인 아버지께 심폐소생술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며 “영상 제작은 힘들었지만 상을 받아 기뻤다”고 말했다. 이루아 학생은 발명일지를 20쪽 넘게 썼고 아버지와 함께 토론하고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고.
신서연 학생은 ‘폐의약품 배출 봉투’를 만들어 동상을 받았다. 약국 봉투에 개인정보 보호 스티커를 부착하고, 고체약과 액체약을 분리해 버릴 수 있도록 설계한 발명품이다. 신서연 학생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개인정보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직 남해에는 우체통 회수 시스템이 없지만, 도시에서는 충분히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서원 학생은 ‘키친타월 걸이대’를 만들어 절취선이 비뚤어지지 않게 각도롤 자동으로 맞춰 깔끔하게 뜯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생활 속에서 불편했던 점을 고쳐보고 싶었다”며 “앞으로 파일럿이나 배드민턴 선수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원 학생은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발상이 뛰어나 아이디어의 참신성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한다.
세 학생을 지도한 김주현 교사는 “올해 3월부터 계획서를 쓰고 일지를 만들고 발표 영상을 준비했다. 초등 3학년 수준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가장 값진 배움이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는 초·중·고등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대회로 상주초 학생들이 최연소 수상자였다”며 “내년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더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남칠 교장은 “작은 시골학교에서 아이들이 생활 속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 발명품으로 만들어낸 점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명교육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