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은 지난 10년간 경제와 사회 구조에서 큰 전환기를 맞았다. 농수산업 중심의 전통 경제에서 관광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인구는 급속한 고령화와 출생률·전입자 수 감소 사태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남해군이 향해야 할 방향과 군민이 준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고민해보게 된다.
과거 남해군 경제는 마늘, 단호박, 멸치, 전복 등 농수산업에 의존했다. 그러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기후 영향으로 농어업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특히 폭염과 집중호우, 해수 온도 상승은 생산 불안을 가중시켰다.
반면 관광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상주은모래비치와 금산 보리암 같은 관광 명소는 여전하지만, 소노 쏠비치 남해와 호텔신라 모노그램 등 대형 숙박시설 개장은 체류형 관광 기반을 강화했다. 남해바래길, 독일마을, 로컬 음식과 문화 체험 결합은 관광과 서비스업을 남해군 경제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렸다.
제조업은 제한적이지만, 농수산물 가공업과 로컬푸드 산업이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멸치, 마늘, 단호박 가공품과 전복 가공식품은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서비스업 역시 음식, 숙박, 카페, 문화 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청년층 창업과 온라인 유통 플랫폼까지 확대되고 있다.
인구 측면에서도 남해군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됐다. 청년층은 교육과 취업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면서 지역 노동력과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귀어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30~40대 도시민이 정착하면서 스마트팜, 체험형 농업, 관광·문화 창업 등으로 지역 경제 전환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위기는 남해군 경제와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폭염과 집중호우는 농작물과 수산물 생산량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해수 온도 상승은 어업 소득을 감소시킨다. 또한 댐 방류와 해양 쓰레기 유입 등은 수산업과 관광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남해군의 미래 개척 방향
남해군의 미래 성장 산업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체류형 관광 고도화가 중요하다. 단순 관광지를 넘어 머물며 체험하는 관광 수요 증가, 숙박과 문화·음식·예술 결합이 핵심 경쟁력이다.
또 미래형 농수산업과 지역산업기반 마련이 주요 과제이다. ICT 기반 농수산업과 해양 생물자원을 활용한 건강식품, 기능성 소재 개발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미래형 스마트 농수산업 및 그린바이오산업을 지향해야 한다.
기후위기의 영향을 고려한 미래형 에너지 전환이 주요 해결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해상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와 바다숲 조성, 수산자원 회복과 연계한 재생에너지 및 해양자원 산업 구축이 시급하다.
아울러 남해 음식문화, 축제, 공연 등 로컬 자산을 활용해 관광과 결합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문화·로컬콘텐츠 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혁신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군민들은 농수산업 전환을 수용해서 스마트 농업, 가공산업, 온라인 유통 등 새로운 기술과 방식애 적응해야 하고, 대형 리조트나 호텔 등의 성장과 함께, 소상공인과 주민이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상생형 관광산업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또 친환경농법이나 수산자원 관리, 에너지 절약 등 환경·기후위기 대응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 바다와 섬, 농수산물, 문화·예술 자원 등을 지역브랜드로 키우면서 지역 정체성 강화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동시에 관광·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청년과 외지인 정착 지원도 더 세심하게 기획하고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농수산업 중심의 전통경제에서 관광·서비스, 스마트 농수산·바이오, 재생에너지,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군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결국 군민 개개인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다.
다가오는 10년, 남해군민은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산업과 인구를 받아들이는 포용적 태도야말로 남해가 살아남는 길이다. 남해의 바다는 늘 변화를 안고 흐른다. 이제 남해군민이 그 변화의 물결 위에서 어떤 항로를 선택할지가 미래 남해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