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돔과의 만남을 위해 갯바위에 나서고자 할 때, 또 갯바위에 나섰을 때 우선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낚시인은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변화하는 바다 환경에 부단히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지난 809호에 이어 경험적으로 바다 낚시인들이 익혀두어야 할 18가지의 요소 (要素)들을 이어서 간략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낚시에 임하는 자세를 스스로 가다듬을 필요가 있으며 낚시 도중에도 항상 염두에 두고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편집자 주>

소음(騷音)
감성돔 낚시인들이 특히 소음에 민감하다.받침대를 박는다고 갯바위를 강하게 흔들어대는 소리나 갯바위 신발을 신고 소음을 내며 돌아다니는 행동, 갯바위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등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낚시에 집중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성돔을 내쫒아 보내는 결과를 초래한다.?그러나 경험으로 방파제 낚시에서 내,외항으로 나다니는 어선들의 시끄러운 엔진소리는 감성돔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선박의 소음에 적응되어서 인지 배들이 요란스럽게 입.출항하는 방파제 입구에서도 감성돔이 낚였기 때문이다.?아마 학습효과(學習效果)일 것으로 추정 된다. 그러나 조용한 갯바위에서 소란스럽게 소음을 일으키면 감성돔은 더욱 멀어져 가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갯바위 감성돔 낚시인이라면 언제나 정숙(靜肅)하게 낚시에 임할 필요가 있다.

잡고기(雜漁)
감성돔 낚시 도중 잡고기는 낚시인들을 언제나 괴롭게 만든다.자리돔, 학꽁치, 쥐고기, 망상어, 고등어 등등 무수한 잡고기들의 집중 공격을 받으면 감성돔 낚시를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잡고기는 감성돔의 전령으로 보아도 된다. 다만 "어떻게 잡고기를 이길 수 있느냐?"가 문제다. 잡고기가 많이 설친다는 것은 수온이 높고 바다의 조건이 적당해 활발한 섭이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바다 낚시인이라면 "어떻게 잡고기들을 따 돌리고 감성돔에게 먹이를 보낼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밑밥을 발 앞으로 뿌려 잡고기들을 한 곳에 모아 두고 채비는 멀리 던지는 방법, 반대로 다소 멀리 밑밥을 던져 넣은 후 잡고기들을 멀리 모아두고 발 앞으로 채비를 내리는 방법, 무거운 채비로 미끼를 빨리 갈아 앉도록 하는 방법, 미끼를 용해(溶解)종이로 싸 위장한 후 수중 바닥에서 종이가 녹아 내리도록 해 미끼를 잡고기에 보호하는 방법, 미끼를 잡고기가 훼손시키기 어려운 작은 게, 옥수수 등 딱딱하고 질긴 것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이 모두 잡고기를 퇴치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으므로 여러 방법을 활용하면 조과를 달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잡고기 밑에 감성돔이 있다!"고 확신하고 꾸준하게 잡고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좋다.

밑밥 확산(擴散)
밑밥 확산을 생각해야 한다. 노리고자 하는 포인트의 여건, 조류, 수심, 거리 등을 감안해 밑밥을 반죽해야 하고 반죽된 밑밥이 바다에 던져진 후 어떻게 수중으로 가라앉으며 어떻게 확산되는가를 머리속에 그려 볼 필요가 있다. 언제나 가장 좋은 방법이 미끼와 밑밥을 동조시키는 일이다.?그러므로 낚시 도중 다변하는 조류상황이나 파도, 감성돔의 입질 빈도, 수심 등을 감안하면서 미끼와 밑밥을 동조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밑밥을 던져 넣다가는 오히려 고기를 멀리 쫒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밑밥 확산이 잘 이루어질 경우에는 모였던 고기들을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그 차이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유영층 변화에 대응(遊泳層 變化 對應)
유영층 변화에 따른 대응은 낚시 도중 판단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찌 밑 수심 4발(약 6m)을 주고 낚시를 하는 있다고 가정하자. 밑밥을 뿌려가면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지만 어신이 전혀 없다든가 또는 활발했던 어신이 갑자기 뚝 끊어져 버렸다면 뭔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이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우선 입질 빈도를 높이기 위해 수심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즉 노리고 있던 유영층에 변화를 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대상 어종의 유영층을 파악하면서 낚시하는 것이 찌낚시의 묘미기도 하다. 계속 수심층에 변화를 가하다가 어신이 시작되는 수심층(감성돔이 머무는 유영층)을 확인하면 이곳까지 지속적으로 미끼를 내려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심에 변화를 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채비
감성돔 낚시 채비는 너무나 다양하다. 낚시잡지에 다양한 유동채비 등 무수하게 많은 채비법들이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필자는 "언제나 간결하게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채비"라고 강조한다. 간결한 채비로 아주 자연스럽게 미끼를 감성돔에게 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완벽한 채비라는 이야기다.바다의 여러 조건들을 충족시키면서 간결한 채비를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가급적 간결한 채비를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복잡하게 채비를 구성할 경우 수중조류에 이끌리면서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약한 초음파가 발생되고 이 초음파는 고기들의 경계심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파도나 조류의 영향으로 채비가 떠오르거나 잠겨드는 등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돔 채비에는 정석이 없다. 그러므로 가급적 간결한 채비를 구성하고 자연스럽게 미끼를 내려 보낼 수 있도록 채비를 연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낚시 도중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조류와 바람의 강약, 파고, 노리고자 하는 포인트 여건 등에 따라 찌를 교체하던지 수중찌의 탈.부착 또는 봉돌로 교체하는 등 채비에 변화를 가해 주면서 수시로 변하는 바다 여건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낚시기법(技法)
자신의 낚시기법을 바다 여건에 맞도록 적응시키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조류에 따라 찌를 마냥 흘리는 것보다 조류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찌를 조류에 태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수동적으로 채비를 흘리는 것보다 조류의 강약, 파도, 바람 등에 따라 능동적으로 채비를 당겨주던지, 제동을 걸어주다가 놓아주는 등 뒷줄조작 기법을 말한다. 이렇게 뒷줄을 조작하면 수중의 미끼가 보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할 수 있으며 유인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어신도 찌에만 의존하지 않고 초릿대 끝에 전달되는 어신을 감지할 수 있으며 릴 찌낚과 맥낚을 병행하는 즐거움도 있다.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조류를 읽고 찌를 조류에 태우는 기법을 시도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 필자가 제시하는 18가지 요소들을 익혀두고 갯바위에 섰을 때는 "여러가지 조건들을 생각하면서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냥 채비를 던져 놓고 감성돔을 기다리는 것보다 꾸준히 연구하고, 바다상황을 파악하고, 현지에 적응하고자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면 더욱 새로운 자신만의 낚시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엄상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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