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이 청년 사업자와 로컬크리에이터 육성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관광콘텐츠 확충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노력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청년과 로컬크리에이터 분야 민생정책 간담회가 지난달 25일 남해읍 창생플랫폼에서 열렸다. ‘지역에서 단단하고 뾰족하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간담회에는 당초 예상 참석인원 30명보다 훨씬 많은 50여 명이 자리를 메워 군의 청년 민생정책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청년 창업자들의 생생한 사례 발표
이날 간담회에서는 먼저 이진우 트리퍼 대표, 김정철 너티버터 대표, 최승용 돌창고 대표가 나와 청년이자 로컬크리에이터로서 남해에 살며 해온 일들과 현 시점에 필요하고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신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이진우 트리퍼 대표는 서울에서 광고기획자로 11년간 일하다가 남해에 내려와 트리퍼 온라인 미디어 채널로 여행정보를 알리고, 삼동면 지족에 오프라인 매장을 차려 의류나 굿즈 등 자체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진우 대표는 사업을 위해서는 사업계획 등을 인정받는 것과 조력자나 협업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해군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과 충분한 지원금 △실험해볼 수 있는 팝업 공간 제공 △창업에 필요한 양질의 교육과 컨설팅 △24시간 이용가능한 업무공간 등을 제시했다.
김정철 너티버터 대표는 미조면 송정에 유자 마늘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스콘 가게로 목표보다 높은 소득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부산과 대구 도심 진출에 이어 베트남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을 하며 숙련된 인력 유지가 가장 어렵다고 말하면서, 창업 준비자에게는 소자본으로 독점적인 아이템을 선정할 것을, 남해군에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군이 직접 제조원이 되어 백화점에 팝업매장을 조성하고 상점간의 콜라보 기회도 만들어줄 것을 제안했다.
최승용 돌창고 대표는 남해군 청년정책을 물건리 방조어부림으로 비유했다. 방조(防潮)는 인구소멸이라는 시대적 재해로부터 지역을 방어하고, 어부림(魚付林)은 활엽수가 그늘을 만들어 물고기를 모아주듯 청년들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불러들여 시장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그는 군이 네트워크를 통해 일자리, 주거, 인력,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의 문을 만들어 지역으로 청년들을 불러 모으고 △시작하는 무브먼트 단계 사업과 일정 성과를 내는 프로젝트 단계의 사업,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단계의 사업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창업 어려움 토로와 정책제안 이어져
간담회 2부는 남해에서 사업하는 청년들이 어떤 어려움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토론하고 공유하는 워크숍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토론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창업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구인난 △창업정보, 교류의 장 부족 △공간 부족 △창업교육 부족 △창업 시 규제나 허가절차의 어려움 등을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워킹 홀리데이 in 남해 △자영업자·구직자 양방향 고용지원 △중기 청년 창업자를 위한 도약 지원 △관광지 콘텐츠 제작 지원 △저녁 프로그램 활성화 지원 △우리동네 상가 지도 발행 등을 제안했다.
남해군은 청년과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제안한 의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청년 창업자들의 애로사항과 정책 건의를 받아들여 △공유공간, 24시간 운영하는 업무공간, 유통과 홍보 지원 등 창업 환경을 지원하고 △F&B 사업 등 분야별 전문가와의 교류 및 교육 지원 등 창업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향후 △청년 및 로컬 크리에이터 간담회의 정기적 개최로 제안된 정책에 대한 추진사항을 알리고, 청년들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을 확대하고 △청년센터 및 청년 네트워크(3월 구성 예정) 등을 통해 상시적인 청년 의견 청취 창구와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차지웅 청년인구팀장은 “아직 해당 부서별로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타진하며 구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더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