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현리(笠峴里)는 다른 한자로는 입고개(笠古介)마을로 삿갓 립(笠) 고개 현(峴)자를 쓴다, 따라서 삿갓고개나 갓고개를 이르는 말이며 갓곡의 된 발음이 까꼭으로 되었으며 큰 갓곡(大笠峴)과 작은 갓곡(小笠峴)이 있다. 작은 갓곡은 봉현(鳳峴)으로도 불리었다고 한다. 고개(古介)는 우리말 고개를 한자의 음을 빌려서 표기한 것이다.갓과 삿갓은 모양이 다른 물건이다. 삿갓은 대나무나 부들, 갈대 등으로 만들어 비나 햇살을 피하기 위하여 사용하였으며, 갓은 말총돼지털, 대실 등으로 만든 것으로 양반들의 의관 이었다. 따라서 고개의 모양을 생각하면 갓보다는 삿갓고개이어야 하지만 갓 립(笠)자가 삿갓과 갓을 의미하는 글자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갓고개가 읍의 가장자리에 있는 갓고개 마을을 한자로 표기할 때 차용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갓은 머리를 덮는 부분인 모자(帽子)와 얼굴을 가리는 차양부분인 양태(凉太)로 이루어진다. 원래 햇볕이나 비와 바람을 가리기 위한 실용적인 용구로서의 쓰개였으나, 제작법이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사회성을 가지는 관모로 되었다. 우리나라의 갓은 형태상으로 볼 때 모자와 양태의 구별이 어려운 방갓형(方笠型)과 구별이 뚜렷한 패랭이형(平凉子型)의 두 계열이 있다.
방포리는 곁 방(旁) 개 포(浦)자를 쓰며 곁 방(傍)자와 같이 사용되어 우리말 지명은 젓개라고 하며 곁개의 사투리이다. 200년 전에는 방포리만 있었지만 후에 토촌과 섬호마을로 나뉘면서 방포마을은 지명이 바뀌었다.
토촌 마을은 토끼 토(兎) 마을 촌(村)자를 쓰며 우리말 지명은 톳골마을이며 방포리에 있었다는 의미로 젓개톳골이라 부른다. 지명의 유래는 마을 뒷산인 달구산에서 보면 달 속에 계수나무와 토끼가 보인다는 전설에 따라 토곡(兎谷)이라 부르다가 토촌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 주위에 유진터 군둔산(軍屯山) 등의 군 관련 터가 있어 터골이 텃골, 톳골로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터골, 텃골이라 불리는 지명은 많다. 터골(텃골)은 대체로 집터나 마을 터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으며, 이들 터골(텃골)은 많은 지역에서 음이 비슷한 토골(톳골)과 혼용되고, 토골이라는 지명도 터골 못지않게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토는 터에서 비롯된 말이다. 토는 토끼가 연상되기에 토끼와 관련된 유래가 생겨나게 된 것으로 보이며,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에 있는 톡골을 토곡, 토계실, 토끼실 이라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터의 원래의 의미는 무엇일까? 음성군 감곡면 상평리의 터골은 덕동이라고도 전해지며,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의 고유 지명은 원래 안터벌인데 안덕벌로도 불려왔기 때문에 한자로 표기할 때 내덕동(內德洞)이 된 것처럼 터의 원형은 덕이며, 덕이 터로 음운변이가 된 것으로 유추해 볼 수가 있다. 덕은 돋아오르다의 의미인 돋에서 온 말로서 오늘날 언덕이라는 말에 그 흔적이 남아 있으며 주변보다 돋은 땅이라야 좋은 마을 터나 집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끼와 관련된 지명들은 주로 터(덕, 돋아있는 땅)에서 변이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지명에 토끼를 연관지은 이유는 토끼는 예로부터 별주부전이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토끼처럼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한 동물로 지혜롭고 꾀가 많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번성하는 동물이므로 지명에서 이러한 이미지를 실현하고픈 선조들의 꿈이 어려 있는 지명들이라고 본다.
섬호 마을은 원래 방포리의 중심이었으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명을 바꿨다. 섬호는 두터비 섬(蟾) 호수 호(湖)자를 쓰며 달구산에 달이 비치면 물 속에서 두꺼비로 보인다하여 섬호가 되었다고 하거나 달구산 아래에 두꺼비가 살아 이름 지었다고 한다. 한자의 섬(蟾)자는 두꺼비 섬 또는 달그림자 섬(月影)이란 뜻도 있어 앞의 설명이 타당성이 높아 보인다.
두꺼비 섬자와 토끼 토자는 동물의 이름 이면서 달의 별칭으로 사용되므로 달과 관련이 있는 마을로 생각을 하지만, 옛날부터 있었던 지명이 아니라서 달구산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는 추정을 한다. 월구산은 달 월(月) 개 구(拘)자를 쓴다. 우리말로 읽으면 달개나 월포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달구산에는 닭바위에 관한 전설도 있는 것으로 보아 닭의 남해 사투리인 달구로 이어진 닭산으로 추정을 한다.
하동에 있는 섬진강의 지명 유래를 보면 두꺼비가 울어 왜구가 쳐들어 올것을 미리 알려 주었다고 하여 지었다고 한다. 하동군의 옛 지명은 다사(多沙), 기문하(基汶河)라고 하였다. 다사는 다몰 다물, 타물, 터물로 바뀌면서 한자 표기 시에 터 기(基)자를 써서 기문하가 되었다. 섬호의 앞바다도 터포가 기포(基浦)가 된 것이다. 두꺼비는 두터비, 두텁, 뚜꺼비로 불리었으며 나라의 흥망을 알려주는 영물로 신령스런 동물이며 두꺼비가 나오면 장마가 지거나 잡으면 죄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 관련이 깊은 동물이다.
충청남도 태안군의 안면읍에도 방포항이 있다. 고유지명은 곁개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서쪽의 해안에는 먹뱅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 남쪽에 두 개의 저수지가 있다. 그중 작은 먹뱅이 저수지 남쪽에 있는 마을이 곁개말이다. 개[浦] 곁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그렇게 불리었는데, 뒤에 말이 탈락하여 곁개가 되었다고 한다. 방포(傍浦)는 곁개의 한자식 표기이다. 현지에서는 젓개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구개음화에 의해서 음운이 변화한 발음이라고 한다. 젓개항이라고도 한다.
쇠섬은 쎄섬이라고도 불리었으며 옛 지리지에는 소도로 표기되어 있는 남해를 대표하는 섬이다. 현 동쪽 6리에 있고 봄에는 동백꽃이 섬을 뒤덮었다고 적고 있다. (蘇島在現東六里 滿島皆冬栢) 고유지명은 쇠섬이며 한자로는 차조기 소(蘇) 섬 도(島)자를 쓴다. 다른 지역에서 쇠섬으로 불리는 곳은 한자표기로 우도(牛島) 금도(金島) 철도(鐵島), 소도(小島) 등으로 표기 하고 있다.
소도는 섬의 모양이 크기가 아담하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 농악의 꽹과리를 연상시킨다. 쇠는 농악에서 꽹과리나 징을 칭하는 말이고 두레나 농악에서 꽹과리를 치면서 전체를 지휘하는 사람을 상쇠라 하고 다음을 부쇠라고 한다. 또 쇠는 쇠붙이나 소를 말하고, 명사에 붙어서 작다는 뜻으로 사용하여 정확한 지명의 유래는 알 수가 없지만 경관이 아름다고 마을과 이어진 섬아닌 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