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시작된 2006년 행정사무감사가 오늘 막을 내린다.
그러나 전년도에 비해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특별한 내용 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 의회의 가장 중요한 활동인 행정사무감사가 맥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말 남해군의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다.
해마다 반복되고 시정이 요구되던 행정사무감사 전 인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일어났다. 그리고 매년 되풀이 되는 감사지적 내용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새로 임명된 실과장들은 군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도 못해 뒷자리에 배석한 담당직원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거나 추후 자료제출, 대신 답변 등이 남발했다.

업무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임해야 하는 것이 행정사무감사다.  비단 담당 실과장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감사를 하는 군의원들 역시 전문성을 갖고 감사에 임해야 한다. ‘작년에 일어난 일이라 잘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실과장이나 사업의 내용도 모르고 자신이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는 군의원이나 군민들을 맥 빠지게 하는 것은 똑같다.

물론 자료를 충분하게 준비해와 심도 있는 감사를 하는 의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감사장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느슨하고 헐겁기만 했다. 감사를 받는 집행부의 모습에서도 별다른 긴장감이 없이 그저 하나의 요식행위로 생각하는 듯하다. 연중 있는 전례행사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군민의 감시와 질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지방자치 성공의 또 다른 축은 주민참여라 생각한다. 지역사업에 대한 예산편성 및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 군민들의 의견을 전하고 그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주민참여의 핵심이다.

그러나 우리군의 경우 주민참여가 부족하다 못해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1995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한국에서 지방자치는 각종비리, 예산낭비, 선심성 행정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 한편에서는 시민사회와 지역 시민운동도 꾸준히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

의정모니터와 같은 초기적인 행정, 의정감시 운동에서 정보공개운동, 예산감시, 예산참여, 조례주민발의, 주민투표 등으로 참여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는 다른 지역의 사례일 뿐이다. 우리군의 시민운동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를 몇 년간 지켜보면서 감사현장에 주민이나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지켜보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제는 군정이나 의정 모두 주민과 사회단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군민의 알 권리와 참여에 대해서 남해군이나 군의회에서도 적극 환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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