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멋진 청년처럼 훤칠하게 잘 생겼다. 키가 커서 그런지 멀리서 봐도 시원하고 늠름해 보인다. 잔가지가 적어서일까. 남해군청 앞에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 볼 때마다 드는 느낌이다. 

남해읍 서변 마을 느티나무는 여러 남해군 보호수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키가 큰 나무다. 남해군 남해읍 서변리 24-1번지에 위치해 있다. 지정번호는 12-22-2이며 지정 일자는 1982년 11월 10일이다. 지정 일자 기준 수령은 480년. 현재 기준으로는 521년이다. 

500여 년 전 서변 마을은 어떤 곳이었을까?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봐야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훨씬 전인 1439년(세종 21년)에 남해 읍성이 축성된다. 서변 마을이 남해읍의 중심지가 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리고 1613년(광해군 5년)에 동헌이 건립되었다. 나이로 계산해 보면 느티나무가 지금의 자리에서 자라기 시작한 때는 이 두 시기의 가운데 쯤이다. 

남해군청에 수령 521년이 된 느티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남해군청에 수령 521년이 된 느티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1959년 7월 31일에 지금의 군청사가 준공되었으니 그야말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보고 겪으며 살아온 노거수다. 서변 마을은 남해 읍성 서문 밖에 있는 마을이란 뜻이 담겨 있다. 군청사 앞에 있는 보호수라 그런지 관리 상태가 양호해 보인다. 느티나무 주변에 오밀조밀 심겨 있는 기념 식수 나무들과 묘한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그동안 2022년 5월 3일 남해군 대표나무인 천연기념물 왕후박나무를 시작으로 이번 군청 느티나무까지 남해군 보호수 33그루에 대한 수종, 생육상태, 마을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안타깝게도 작년 여름 태풍 ‘힌남노’가 앗아간 삼동면 은점마을 느티나무와 설천면 문의마을 팽나무 모습은 이젠 볼 수 없게 되었다. 노거수는 수령이 오래되고 큰 나무다. 마을 공동체의 문화적 유산인 ‘전통 마을 나무’다. 몇 백 년을 한 곳에서 오랫동안 보존되어 왔다. 그래서 더욱 노거수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관심과 행정의 체계적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미래 세대에게도 마을전통나무의 웅장함과 경이로움을 남겨 주고픈 바람을 가득 담으며 그동안 연재한 갯마을 나무 어르신을 마무리한다.

오래된 느티나무이긴 하지만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관리상태가 양호하다. 녹음이 짙어가는 이 시기, 녹색의 새잎이 돋아 이 느티나무의 싱그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오래된 느티나무이긴 하지만 관리가 잘 되어서 그런지 관리상태가 양호하다. 녹음이 짙어가는 이 시기, 녹색의 새잎이 돋아 이 느티나무의 싱그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