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어느새 모내기가 시작됐다. 찔레꽃 향기가 만발하는 이맘때쯤 느티나무에도, 팽나무에도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린다. 옛날 사람들은 느티나무·팽나무 잎과 열매가 풍성하게 달리면 풍년, 듬성듬성 달리면 흉년을 예상해 보기도 했다. 물론 옛이야기다. 그래도 옛사람들의 농사 지혜가 느티나무·팽나무 잎과 꽃, 열매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팝나무꽃이 나무 가득 피어도 풍년이 들 거라며 가을을 기다렸던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엿보인다. 

지금은 관개시설이 잘 발달 되어 있어 필요할 때 물을 끌어다 쓸 수 있으니 나뭇잎과 꽃잎을 애써 쳐다보지 않아도 편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서상마을 느티나무가 있는 서면은 남해군의 진산인 망운산(786m)의 정기를 듬뿍 받은 축복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최고를 자랑하는 스포츠파크와 아름다운 해양경관, 어촌 체험 마을, 낚시터 등이 있어 관광, 휴양, 스포츠를 두루 즐길 수 있습니다’ 서면을 소개하는 남해군청 서면 홈페이지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서면은 ‘온화한 기후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유기농법을 이용한 「친환경 쌀」이 특산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마늘과 시금치, 단호박 등 웰빙 식품 주산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라는 소개 글도 이어진다.

서면의 서상리에 수령 241년 된 느티나무가 잘 발달된 큰 가지를 늘어뜨리고 기세 좋게 우뚝 서 있다
서면의 서상리에 수령 241년 된 느티나무가 잘 발달된 큰 가지를 늘어뜨리고 기세 좋게 우뚝 서 있다

이처럼 풍요롭고도 아름다운 마을에 우뚝 서 있는 서상리 느티나무는 남해군 서면 서상리 1247번지에 있는 읍면 나무다. 지정 번호는 12-22-5-1이며 지정 일자는 1982년 11월 10일이다. 2023년 기준으로 수령은 241년이다. 

서상마을 느티나무는 수형이 조금 독특한 편이다. 건물과 집 사이 작은 언덕배기에 우뚝 솟아있다. 포근한 그늘을 만들기보다 키를 자랑하려는 것처럼 큰 가지가 잘 발달해 있다. 느티나무가 자라 온 곳의 지형적 특성 때문인 듯하다. 개인 사유지여서 그런지 흔히 볼 수 있는 평상이나 쉼터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에서 당산나무로 특별히 관리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나무 아래 뿌리 근처는 주변 건물에 둘러싸여 있고,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나무 상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하늘 향해 뻗어있는 나무 기세만큼은 일품인 나무다. 나무 상태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 부분에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나무 아래에 보호수 지정을 알리는 대리석이 놓여 있는데 1982년에 새겼을 돌의 글귀는 희미해졌어도 200년 넘은 나무의 생명력은 여전해서 놀랍기도 하다
나무 아래에 보호수 지정을 알리는 대리석이 놓여 있는데 1982년에 새겼을 돌의 글귀는 희미해졌어도 200년 넘은 나무의 생명력은 여전해서 놀랍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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