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남해에서도 주말이면 꽤 번잡해지는 마을이 있다. 삼동면 독일 마을과 이동면 미국 마을이다. 가는 길도 그렇고, 마을 안 도로와 골목도 그렇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건 좋지만 복잡한 건 별로다. 두 곳 모두 이국적이면서 남의 나라 마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마을 근처로 가는 길에 살짝 옆으로 비켜나면 아주 아름답고 한적한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남해군 삼동면 동천리 내동천 마을이다. 동천마을보다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 내동천 마을로 불린 모양이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포근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 모습과 풍경이 나타난다. 마을 앞쪽에는 제법 큰 저수지가 보인다. 마늘 농사, 다래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정다운 마을이다.

마을 회관이 있는 중심부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느티나무 보호수가 위치한 곳 주소는 남해군 삼동면 동천리 632번지다. 보호수 지정 일자는 1982년 11월 10일. 지정번호는 12-22-3. 현재 나무 나이는 390살이나 된다. 마을 회관 바로 옆에 있다. 나무 주변에는 체육 시설과 쉼터가 있다.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꽤 오래전에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석축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자세히 관찰하니 1978년 4월 10일에 준공되었다고 쓰여 있다. 새롭고 깔끔하게 단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39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내동천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가운데가 갈라져 있는데 외과 수술을 한 흔적이 보인다
39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내동천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가운데가 갈라져 있는데 외과 수술을 한 흔적이 보인다

내동천 마을 느티나무는 두 나무가 한 나무인 것처럼 서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무 둘레가 어마어마하게 커 보인다. 남해군 보호수 중에서 가장 크지 싶다. 가운데가 갈라져 있는데 외과 수술을 단단히 한 흔적이 보인다. 두 갈래 나무 중 한 갈래 나무는 거의 고사 직전이다. 두 개의 지지대로 버티고 서 있는데 상당히 위태로워 보인다. 한시바삐 보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내동천 마을 느티나무는 여전히 마을의 수호신이다. 당산나무로 모셔진다. 마을 공동체의 중심 역할과 더불어 휴식처와 쉼터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화된 주변 시설과 노쇠해진 나무 모습이 자꾸만 안쓰럽게 느껴진다. 하루빨리 주변 시설이 제대로 정비 되고, 마을 어르신 노거수로 제대로 자리매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래되고 풍파를 겪은 내동천 느티나무이지만 계절마다 잎사귀를 내놓고 거둬들이는 생명의 호흡을 쉬지 않는다. 녹음 우거진 느티나무 모습
오래되고 풍파를 겪은 내동천 느티나무이지만 계절마다 잎사귀를 내놓고 거둬들이는 생명의 호흡을 쉬지 않는다. 녹음 우거진 느티나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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