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남해 최고봉인 망운산(784.9m)의 끝자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마을이 있다. 서면 노구마을이다. 노구마을은 뒤로 산, 앞으로 넓은 바다를 껴안고 있다. 조선 시대 후기에 마을 앞의 갈대꽃이 구월에 피고, 살이 찐다 하여 갈대 노, 아홉 구 자를 써서 노구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어려운 한자보다 쉬운 우리 말 ‘갈금’으로 부르는 걸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다랭이 논과 밭에서 벼와 고구마, 마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다. 노구마을에서 재배하는 무공해 노구 단호박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노구마을에는 성곽 모양으로 건설된 솔정교가 있다. 아랫마을과 윗마을을 연결하기 위해 돌로 만든 다리다. 솔정교는 가직대사 삼송과 함께 아름다운 운치를 자랑한다. 솔정교 옆에는 노구 가직대사 삼송이 그 위엄을 과시하며 장대하게 서 있다.
안내문을 읽어 보면, 조선 영조(1748)때 이 고장 출신인 가직대사가 심은 소나무다. 수령은 270여 년에서 300여 년으로 추정하며, 흉고둘레 450㎝, 수고 15m로서 삼송 중 가장 수형이 잘 잡힌 소나무다. 1995년 9월에 남해군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주소는 남해군 서면 노구리 1080-5다. 마을은 매년 시월 보름에 당산나무에 제사를 지내고 가직대사 삼송에는 밥 무덤을 두고 마을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한다.
노구마을 가직대사 삼송은 남상마을, 중리마을 소나무보다 수형이 더 울창하고 우람한 근육질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사방으로 가지가 많이 뻗어 있어 보는 사람마다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다.
무게를 이기기 어려워 보이는 큰 가지에는 지지대를 받쳐 보호하고 있다. 소나무 둘레에는 나무로 된 울타리가 쳐져 있고, 나무 아래에는 콘크리트로 만든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세월의 흔적인 양 잘려나간 가지가 여러 곳 보인다. 외과 수술을 잘 해 놓은 것으로 보아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 흙 밖으로 뿌리가 돌출된 것도 보인다. 흙 밖으로 나온 소나무 뿌리는 가지처럼 호흡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가직대사 삼송의 정기를 받은 노구마을은 이 씨, 정 씨, 고 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예부터 학구열이 높아 문장에 능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