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松 감 충 효​​​​​​​​​​​​​​시인/칼럼니스트
碧松 감 충 효                        시인/칼럼니스트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1629~1711) 선생은 숙종 초 대사성·형조판서를 거쳐 1679년(숙종 5) 한성부좌윤을 지냈다. 같은 해 남인인 윤휴·허견 등을 탄핵하다가 남해로 유배되었다. 남해에서 9개월여 유배생활을 하면서 그 당시 우리 고향의 특산물 유자를 노래한 영유시(詠柚詩) 20수를 비롯하여 제영등망운산(題詠登望雲山), 제영등금산(題詠登錦山) 등을 남겼다.

지면관계상『남해군지』상권(2010년)에 수록된 제영등망운산 1수만 올려보며 당대의 거목이 남해의 진산 망운산에 올랐던 시대로 돌아가 오래 전에 우리 고향을 다녀갔던 그 분들께 시조 한 편씩을 지어 필자의 시조집에 넣었던 적이 있어 그 시를 말미에 소개해 보려고 한다.       

題詠登望雲山(제영등망운산)

抆蘿攀席上崢嶸(문라반석상쟁영) 넝쿨을 휘어잡고 바위를 기어올라 산정에 오르니

爲感玆産寓此名(위감자산우차명) 과연 망운이란 이름이 잘 붙혀졌음을 알겠구나

莫是堯民懷聖意(막시요민회성의) 백성들이 성은을 입어 요민 못지않게 행복함을 보니

將非狄子戀親井(장비적자연친정) 이 천한 몸도 몹시 고향땅이 그리워지는구나

高飛白遠迷鄕井(고배백원미향정) 마음은 구름을 타고 고향 하늘을 맴도니

一朶紅遙隔錦城(일타홍요격금성) 금성의 일타홍이 그립구나

更有凔溟浮點影(갱유참명부점영) 끝없는 바다에는 섬 그림자 아롱진데

隨風何日向西征(수풍하일향서정) 이몸 언제나 그리운 고장으로 돌아가게 되려나.

망운산에 올라 금산에 올라

험한 세상 이전투구 인간됨이 부끄럽다

노론 소론 갈라져서 피터지게 싸우다가

패싸움 기묘사화에 피바다 된 조선 땅.

차라리 편안하이 금산에나 올라보자

참된 선경 예서 보니 세상 욕정 씻겨가네

석굴에 음률 울리니 귀를 씻어 볼거나.

부귀 영화 버렸지만 부모 형제 어쩔거나

망운산 올라보니 고향 산을 본 듯하여

마음은 구름을 타고 그 곳 날아가고 싶소.

-필자의 제2시조집 「남녘 바람 불거든」(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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