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김 은 주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사무국장

쭉쭉 뻗은 나뭇가지는 우람하다. 빼곡하게 나 있는 나뭇잎은 매우 건강해 보인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온다. 웅장한 나무 모습에 지나가던 길손들조차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남해군 남면 당항리 1503-4에 있는 느티나무 보호수는 남해군 뿐만 아니라 경상남도에서도 보기 드물 만큼 멋진 자태를 뽐낸다. 한마디로 멋지고 잘생긴 느티나무다.

보호수 지정 일자는 1982년 11월 10일이다. 이때 나이가 550년이니 2022년 기준으로는 590살이다. 그래서 남해군 보호수 12-36이면서 경상남도 기념물 제199호로 지정(1997.12.31.)되었다. 지정 사유는 자연경관 조성과 마을 주민 휴식처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느티나무가 있는 우형 마을은 글자 그대로 소와 관련된 지명이다. 마을 뒤 동양산이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와동이라 부르는데, 마을 앞 오독산 모양도 송아지 다섯 마리가 뛰노는 형국이라 우형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우형리였다가 고종 32년에 당항리로 편입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과거의 우형 마을은 바닷물이 마을 근처까지 들어오는 바닷가 마을이었다고 한다. 공신널이라는 나루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오래된 매립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임진왜란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정확한 역사를 알 수 있을 듯하다. 남아있는 기록이 많지 않아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어쨌든 우형마을 느티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길가에 우뚝 서 있으면서 마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수호신목으로 사랑을 듬뿍 받아 마을의 무사태평과 대풍을 기원하는 당산제도 지낸다고 한다. 

나무 높이는 19m, 나무 둘레는 6m에 이른다. 나무 옆에는 정자가 있고 평상도 여러 개 마련되어 있다. 오랜 세월의 무게만큼 나무를 지탱해주는 지지대가 여럿 보이고 나무를 치료한 흔적도 여러 군데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리가 참 잘되어 있다.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느티나무다. 

나무의 뿌리와 줄기의 경계 부분인 근두와 뿌리 등에 유난히 많은 혹은 세균성 식물병인 근두암종병인듯도 하다. 적절한 관리로 인하여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아남아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는 멋진 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령 590살의 남면 당항리 느티나무가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령 590살의 남면 당항리 느티나무가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랜 수령만큼 중간에 나무를 치료한 흔적도 보이고 나무를 지탱하는 지지대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오랜 수령만큼 중간에 나무를 치료한 흔적도 보이고 나무를 지탱하는 지지대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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