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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갑남 
남해문화원 서예반 강사

夫天地者萬物之逆旅(부천지자 만물지역려) 
光陰者百代之過客(광음자 백대지과객) 
而浮生若夢爲歡幾何(이부생약몽 위환기하) 
古人秉燭夜遊良有以也(고인병촉야유 양유이야) 
況陽春召我以煙景(황양춘소하이연경) 
大塊假我以紋章(대괴가아이문장) 
會桃李之芳園序天倫之樂事
(회도리지방원 서천륜지락사) 
群季俊秀皆爲蕙連(군계준수 개위혜련) 
吾人詠歌獨慙康樂(오인영가 독참강락) 
幽賞未已高談轉淸(유상미이 고담전청) 
開瓊筵以坐花飛羽觴而醉月(개경연이좌화 비우상이취월) 
不有佳作何伸雅懷(불유가작 하신아회) 
如詩不成罰依金谷酒數(여시불성 벌의금곡주수)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여관(旅館)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過客)로다. 
부평초 같은 인생이 꿈과 같으니 기쁨이야 그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이 손에 촛불을 밝혀든 채 밤에 유유자적하였음은 
진실로 까닭이 있었음이라. 

하물며 화창한 봄날은 아지랑이 낀 경치로써 나를 부르고, 
대자연(大塊)은 문장으로써 나에게 빌려주었음에야! 
복숭아꽃, 오얏꽃 활작 핀 동산에 모여 형제들끼리 
즐거운 일을 차례로 서술하니 
여러 아우들의 뛰어남은 사혜련과 같은데, 
내가 읊는 노래만이 강락후에 부끄러울 뿐이네.   

그윽한 경치 감상은 아직 끝나지 않고 
격조 높은 이야기는 더욱 맑아지네 
옥 자리를 펴고 꽃을 대하여 앉아 
새깃 모양의 술잔을 주고 받으며 달빛에 취하니 
아름다운 시가 있지 않으면 어찌 고아한 회포를 풀리요. 
만약 시를 이루지 못한다면 금곡(金谷)의 예에 의하여 
벌주 석 잔을 마셔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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