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좋아 온 한용환ㆍ김아영 부부가 꿈꾸는 건강한 평화
바다가 좋아 온 한용환ㆍ김아영 부부가 꿈꾸는 건강한 평화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1.06.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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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기운 솟아나는 ‘호랑이수산’ 한용환 대표

비가 쏟아지던 2017년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남해군으로 이사한 청춘들, “젊을 때 원하는 곳에서 원 없이 살아보고 싶었다”
현재 20개월 된 첫째 딸과 엄마 아영 씨, 아빠 용환 씨가 딸의 첫 돌을 맞아 찍은 사진이다. 엄마 아영 씨는 오는 7월 둘째 아들의 출산을 앞두고 있어 곧 이들은 네 식구가 된다

 

지족 구거리는 수채화 같다. 각자의 색깔을 가진 개성 있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남해에 좀 살아봤다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반갑다 할 수산물 가게가 생겼다는 소식에 당장 달려갔다. 그 이름조차 듣자마자 기운이 확 솟아나는 ‘호랑이수산’. 아마도책방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금복식당이 있고, 금복식당 모퉁이를 돌면 정겨운 ‘호랑이’ 마크가 반겨준다.
 
“남해 해역에서 어부들이 직접 잡은 제철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입니다. 그날 잡은 신선한 수산물을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1차 소비자들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합니다. 일본산 수산물은 절대 취급하지 않고, 양식산도 없으며 오로지 ‘100% 자연산 제철 수산물’을 당일 판매하는 방식이며, 매장을 방문하는 분께는 당일 있는 수산물에 한해서 회 떠 드리거나 곧장 드실 수 있게 손질해드립니다. 지족 구거리에 자리한 매장으로 오시거나, 네이버카페 ‘농라’에서 호랑이수산을 검색하시면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한용환 대표는 경기도 일산에서 남해로 귀촌한 청년이다. 1978년생 올해 마흔넷의 그는 18년을 요식업에 전념, 장사로는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 첫인상에서부터 단정한 친절이 배여 있었다. 
“귀촌하자마자 배를 사서 어업 일을 배웠다. 바다가 너무 좋았고, 바다 일을 하고픈 꿈이 있어서 열심히 했다”는 용환 씨는 바다와 친숙해진 경험을 녹여 아내와 함께 ‘바다의 산물’을 활용한 개성 있는 가게를 열고 싶었다고 한다. 
당초 구상은 ‘해산물 라면집’. 가게 자리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계약을 고민하던 찰나, 코로나19가 심해졌다. 또 첫째 딸에 이어 아내 김아영 씨가 둘째를 임신하는 이벤트가 생겼다. 이래저래 두 사람이 같이 가게를 운영하지는 못할 상황이 겹쳐, 라면집에서 지금의 ‘호랑이수산’으로 급선회하게 되었다. 

호우시절, 원하는 곳에서 살아보자
아내 김아영 씨는 도자기와 디자인의 전공자다. 1인 사업가로 어디서든 북 디자인, 웹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디자인 작업으로 ‘노마드적인 삶’이 가능한 자유로운 실력자다. 

10년의 연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했고, “젊을 때, 가장 이쁠 때 우리가 살아보고 싶은 곳에서 원 없이 살아 보자”는 결심으로 전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살 곳’을 물색했고, 그 목적지로 ‘보물섬남해’가 당첨됐다.
7월에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영 씨는 “신랑과 저 둘 다 일산에 가족들이 있고, 일산에서 오랫동안 산 도시 사람이었다. 바다가 너무 좋았고, 특히 신랑의 해산물 사랑은 정말 알아줄 정도였다. 전국 각지로 여행하면서 어디서 살면 좋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통영이나 거제도는 도시의 느낌이 커서 남해군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용환 씨는 “바다가 지척에 있다는 게 가장 좋다. 또 공기가 맑고 자연환경이 깨끗한 점이 좋다”며 남해만의 장점을 손꼽았다.
물론 도시가 아닌 시골인 만큼 일평생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느낄, 도시에서는 당연한 여러 점이 이곳에선 결코 당연하지 못하다는 불편함은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텃세’만 없다면, ‘자기만의 틀에 갇혀 타인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일’만 없다면, 그 외의 불편함은 모두 소소한 것들이므로 충분히 감안하면서 살만한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진행형의 ‘호랑이수산’ 아내의 재능을 입혀서 완성시킬 것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호랑이수산. 제철 수산물 전국 택배가 가능한 이 가게의 특징은 ‘단순, 간결’에 있다. ‘어부의 노고’를 공정하게 치르고,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연산 제철 수산물을 싱싱하고 좋은 가격에 당일 택배로 보내 다음날 드실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현재는 하얀 바탕에 수족관과 대형 냉장고가 놓인 게 다지만, 아내 아영 씨가 출산하고 몸을 좀 추스르면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부부는 소망한다. “호랑이수산이 끝이 아니라, 호랑이수산이 시작이다. 남해에서의 삶을 제대로 이어가게 해주는 첫 단추다. 주말에 회 포장 손님이 조금씩 찾아오고 있다. 디자인이 가미된 예쁜 용기에 담아드리는 것으로 작지만 남해 알리미의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 깨끗한 환경에서 네 식구 모두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다. 잘 부탁드린다” 

※ 삼동면 동부대로 1876번다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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