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청주시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궁중한복-시니어모델 특별 에디션’에서 당당히 ‘정조대왕상’을 수상한 김태주 씨

‘그레이네상스’라는 말을 아시는지. 노년층의 백발을 뜻하는 ‘그레이(grey)’와 전성기를 뜻하는 ‘르네상스(renaisssance)’의 합성어로 노년층이 적극적인 소비층으로 떠오른 현상을 뜻한다. 최근 트로트 붐과 트로트 마케팅이 늘어난 현상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다 노년층이 경제권을 쥔 구매력을 가진 주요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이 경제 및 사회용어를 예를 들며 “노년층이 단순 소비층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 세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 시니어 모델 대회에서 연이은 수상을 한 김태주(67) 씨다. 그는 2017년 6월 공무원 생활을 퇴직하고, 대부분의 일상을 시대의 변화를 읽는 ‘인생 공부’와 몸과 마음을 다지는 ‘운동’을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마주하고 있다.
 
우연히 받은 지인이 보내준 포스터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

퇴직 4년 차에 접어든 예순일곱의 청춘인 김태주 씨는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어서인지 도전에 망설임이 없다. 지인이 카톡으로 보내준 ‘시니어실크 패션모델 선발대회’ 포스터를 보자마자 든 첫 느낌은 ‘이거 재밌겠다’였다. 
그 길로 무얼 하든 늘 응원해주는 부인 강영숙 씨와 함께 대회 주최 측인 진주의 신동아경남방송국으로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참가 신청을 하고 창원에 있는 경남모델협회에서 모델 워킹을 배웠다. 그 결과 ‘포토제닉상’을 받았다. 이에 탄력받아 지난달 27일에는 충청도민일보에서 주관한 ‘2021 대한민국 궁중한복-시니어모델 특별 에디션’에 총 62명의 참가자 중 한 명으로 출전하게 됐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궁중한복의 아름다움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는 자기소개와 더불어 웨이트 트레이닝과 댄스스포츠로 다져진 몸의 감각으로 비교적 떨지 않고 당당히 무대 위를 누빈 결과 ‘정조대왕 상’을 안게 되었다.
그는 “도전 그 자체와 그 과정이 주는 즐거움이 제일 큰 상이다. 공직생활 중에도 보람된 순간이 많았지만 예순일곱 평생 살면서 인생 통틀어 가장 행복한 때를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다. 남들은 나이 들어 주책이라 치부할지 몰라도 무언가 도전할 수 있고, 그 도전에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지금이 주는 만족이 크다”고 말했다.

98년부터 헬스로 시작한 운동은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비타민

그의 하루는 ‘운동과 배움’으로 담백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가급적 오후에 운동을 서너 시간 한다. 98년도부터 시작한 헬스트레이닝과 몇 년 전 아내의 권유로 하게 된 댄스스포츠, 최근 빠지게 됐다는 ‘아기자기한 즐거움이 있는’ 파크 골프 등 그에게 있어 운동은 삶의 가장 중요한 바탕이다. 
김태주 씨는 “현직에 있을 때야 운동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새벽에 주로 헬스장을 다녔는데 지금은 나이도 고려하고, 지속적이고도 안전한 운동을 하기 위해 충분히 몸을 이완시킨 후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되도록 오후에 하고, 운동할 때도 스트레칭을 한 시간 이상 꼭 한다”며 “모델 도전이 가능했던 것 역시 운동 때문이다. 대회에 나가면 거의 12시간 서 있는 강행군인데 운동으로 다져진 기초체력 없이는 아마 도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전하는 운동 사랑은 남다르다. “운동이야말로 일생일대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몸보다 더 우선시 되는 게 마음 건강이다. 정신적 근육을 살찌우기 위해 운동은 정말 필수다. 다른 거 다 하고 남는 시간에 운동한다는 건 운동을 안 하겠다는 결의에 가깝다. 열 일 제쳐두고 운동부터 선행할 것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또 기왕지사 하는 운동이라면 체계적으로, 기초지식과 정보를 갖고 하기를 권하고 싶다. 운동이 주는 몰입의 기쁨에 빠져드는 순간 우린 나이를 잊고 지금을 살게 된다”고 강조했다.

운동에 한 투자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건강하면 당당함이 깃든다

생의 어떤 시기에서건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게 바로 건강이다. 남녀노소랄 것 없이 배를 쑥 내밀고 걷는 D자 몸매는 건강의 경보등이다. 주식투자와 달리 운동에 한 투자는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내 몸에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로 운동을 권하는 김태주 씨는 말한다. 
“한탄하고 한숨짓고, 혹은 시기하고 남 흉본들 다 소용없다. 백세시대를 준비하는 답은 하나뿐이다. 어떤 비바람에도 ‘삶을 긍정하라’는 것. 이러한 긍정에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는 게 가족과 더불어 그간 쌓아온 운동 시간일 것이다. 내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도전’ 앞에서도 겁먹지 않고 그냥 ‘툭’ 할 수 있는 건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충만할 때 가능하다. 우리 사는 날까지는 너나없이 한 번 더 긍정하고 두 번, 세 번 더 도전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그는 언제나 두말없이 한번 해 보자며 본인보다 더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아내 강영숙 씨와 아이들이 있어 오늘도 살아가노라며, 체력과 기술의 밑거름이 되어준 하경태 비타민헬스 관장과 댄스스포츠 임혜정 지도자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전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