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둥근 원이라… 선 하나로 다 연결 되어 있는 마음 자리
모든 건 둥근 원이라… 선 하나로 다 연결 되어 있는 마음 자리
  • 강영자 기자
  • 승인 2021.04.30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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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겁의 미소, 망운사 성각스님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 맞아 천년고찰 망운사 성각 스님께 구하는 평온과 위안

남해에서 가장 높은 명산인 망운산, 이곳 망운산 품에 안긴 천년고찰, 망운사에 가면 평온과 위안을 구할 수 있다. 새벽 4시 반부터 시작되는 산사의 아침은 성각 스님의 목탁 소리에서 비로소 어둠이 걷힌다. 전 세계가 코로나19팬더믹으로 시름과 씨름하는 이즈음, 가만히 망운사를 찾았다. <편집자 주>

성각 스님은 선화라는 작품활동으로 우리 곁에 더 따스하게 머무는 분이시다. 최근 KTV ‘사운드 멘터리 풍경소리-소리 찾아 떠나는 이야기’에 망운사와 스님의 선화 담묵, 정갈한 일상이 생황 연주와 함께 담겨 담백한 위로를 선물 받았기에 망운사로 향하는 걸음이 더 가벼웠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26일 찾아뵌 성각 스님. 선화 속 동자의 미소로 반겨주는 스님 덕분에 산사는 한결 포근하다.
성각 스님은 “코로나19 팬더믹이 각계각층에 미치는 영향과 충격이 크다. 비유하자면 독한 마귀 같달까.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전 세계가 얼룩져 버린 것 같다. 무지한 탐욕으로부터 빚어진 큰 재앙인 것 같아 윤회의 소용돌이를 되새기며 하루, 하루 수행하며 살고 있다”며 안부를 건네셨다.

참된 나를 찾아서
미물의 잠을 깨우는 대종의 울림이 지난 후 기나긴 예불 소리가 머문 사찰을 맴도는 나뭇가지 위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을 타고 흐르는 풍경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싶더니 이내 곧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그날은 먹지 않음)’의 정신으로 적막을 깨우는 고요 속의 분주함, 비질하는 스님의 모습이 교차 된다. 뵙기 전 본 ‘사운드 멘터리 풍경소리’의 한 장면이다. 

여기에 한 획 정갈하게 붓을 치는 데 그 자체로 우리네 둥근 인생사가 다 담긴다. 부산시문화재위원회가 이미 2013년에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성각 스님께 선화가 갖는 상징은 생생한 오늘이며 유효한 위로다. 

“KTV 작가로부터 몇 차례 연락이 왔다. 부산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도, 대담한 생략으로 비움의 미학을 전하는 선화도 의미깊게 보았다며, 산사의 바람과 풍경 소리와 더불어 선화의 미학을 소리가 머무는 영상으로 담고 싶다는 요청이 재차 있었다”고 4일간 이뤄진 다큐멘터리 촬영 배경을 전했다.

스님은 “자연 속 품 안에서 안겨서 나 스스로 작은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위대한 부처가 출현하는 게 따로 있겠는가. 스스로 자각하면 그것이 바로 정법이자 정도이며 정각”이라며 수행의 동반자인 자연을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깨달았노라 말했다.

자유로운 모습에 자유로운 마음을
스님은 전한다. “자유로운 모습에 자유로운 마음이 깃든다. 수행의 동반자인 산으로 인해 어느덧 내 모습 또한 산이 되고 그러한 걸음 속에 감사가 흐른다. 감사하는 마음이 이내 곧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선의 결과물이 바로 선화”라고 한다. 이어 “미세한 우주 속에 하나의 점으로 사는 우리임을 안다면 모든 건 둥근 원임을 곧 알게 된다. 고산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셨을 때 ‘원적(圓寂)’이라 표현하는 것 또한 ‘둥근 원으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내가 그리는 선화는 점 하나로 선 하나로 다 연결돼 있다. 이것이 세상 밖으로 나온 것뿐이지 사실은 모두 마음 안에 있는 것이다. 부처의 세계, 화엄의 세계를 속세와 번민의 세계로 둥근 선으로 연결하다 보면 편안하고 단아해진다”며 “선화가 갖는 여백의 미, 담백의 미는 비움으로써 더 강하게 채워지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이 바로 선화의 획이며 그것이 전부 ‘마음자리’”라고 했다.

하늘은 열려 있고 땅은 펼쳐져 있음에…해 뜨는 고마움을 깨닫자
‘뉴 밀레니엄 시대’라 불리던 2000년도에 세존도를 처음 가게 되었다는 성각 스님. 박희태 전 위원과 탤런트 전원주, 여운계 씨 등 약 600여명을 인솔해 세존도로 갔던 게 인연이 되어 최근까지도 이따금 세존도 암벽에 올라 좌선을 행한다는 성각 스님. 올해 3월에도 다녀왔는데 그렇게나 파도가 잔잔하고 좋을 수 없었다 하셨다. 스님께서는 “지금 세상 속 시름이 너무 깊다. 괴로움이 깊다. 사는 얘기를 들어보면 다 안 된다는 소리, 어찌 살꼬 하는 곡소리뿐이다. 허나 다시 곰곰 생각해보면 하늘은 열려 있지요, 땅은 펼쳐져 있는 얼마나 좋은 세상이 아니던가. 시름 속에서 번뇌 속에서 허우적거리는데 전부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다는 것이 태동이다. 새로운 태동이 필요하다. 항상 깨어남으로써 항상 몸을 움직여 일해야 한다”고 강건히 말씀하셨다. 시름이 깊어지려 할 때면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아라. 해 뜨는 고마움을 느껴라. 1년 365일 매일 같이 뜨고 지는 이 반복을 단 한 번의 어김없이 행하는 태양을 보며, 해 뜨는 이 빛, 이러한 태양의 기운과 에너지로 우리를 깨워야 한다”고 하셨다. 이어 “일하라. 촌음을 아껴 일하라는 게 고산 큰스님의 가르침이셨다. 또 하나 이 모든 것에 감사하라. 매사에 감사하라”는 성불(成佛)을 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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