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자 이제
겨울도 깊은 곳에 이르렀다
울퉁불퉁 식은 
저 산등성이를 내려오며
짧아지는 일몰의 시간
불면으로 지내는 밤이 너무 길었다
돌아가자 이제
엉겨붙는 절망의 유혹 따위는
검붉은 팥죽 휘저어
귀신 쫓듯 털어 버리고
지친 발을 담근 바다
붉게 물들이며
형벌같은 세월이라도
돌아가자, 시지프스여
굴러내려 온 저 무게
다시 짊어지고
유월의 푸른 봉우리에서
뜨거운 숨을 쉴 때까지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