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자 심리학박사
류정자 심리학박사

현실 속에서 살아가자면 예측할 수 없는 일들로 인하여 삶의 지혜가 필요할 때가 많다.
우리는 이해력에 기초한 건전한 판단력으로 갈급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위험을 피하거나 방지하고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도 한다. 쉬운 예로는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 사람이 통찰력을 주면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때때로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올바름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이루는 선한 목적, 그리고 거기에서 얻는 유익을 알아차리고 지혜로운 행로에 계속 머물게 될 것이다. 

오래 전에 봉사단체에서 만난 B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당시에 주변 지인들은 그녀가 모임에 나타나면 어떤 이유를 대면서 자리를 떠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B여인이 겉으로는 지혜롭고 경건해 보이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봉사단체의 일을 내세우며 자랑하고, 거만하고 상대가 갈취대상이다 싶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 개인의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는 것을 그녀의 주변지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B여인이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주변사람들에게 언어적, 행동적, 금전적으로 크고 작은 손해를 입히는 행동을 거리낌 없이 자주 하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러지 말도록 설득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아 안타까워하면서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녀가 같은 시간을 투자하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자기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건전한 인간의 도리를 지키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랄뿐이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B여인이 저질렀던 행동과 같은 문제로 시비에 얽혀있음을 듣게 되었다. 이유인즉, 거만하게 우쭐대면서 비정하고, 교묘하게 공금을 갈취하다가 회원들이 알게 되어서 시비가 일어났는데 결국은 지혜 있는 회원에게 덜미가 잡혀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를 일으킨 가해자의 이름을 듣고 보니 바로 B여인이었음을 알게 된 순간, 나이가 들어서도 예전의 좋지 못한 행동을 그만두지 못하고, 사람을 속이는 불의한 행동을 계속하면서 어리석게 살고 있음을 알았을 때 마음이 몹시 씁쓸했다. 

이에 반해 한 마음씨 고운 성품을 지닌 L여성은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과의 슬하에 세 아이를 두었으며, 괴팍하기로 소문난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B시에 살고 있었다. 홀시어머니는 시집올 때 가져온 혼수가 맘에 들지 않았다며 며느리에게 낮에는 멀리 떨어져있는 남의 비어있는 땅을 하루 종일 일구면서 지내게 하였다. 홀시어머니의 온갖 잔소리를 웃으면서 받아주고 온 가족들의 수발을 혼자서 군소리 없이 해내고 살면서 가끔 모임이 있을 때 꼭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자기로서는 꾸미고 단장하고 왔음에도 햇볕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에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웃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여러 해를 걸쳐서 그녀L을 만나는 동안 그녀는 남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그야말로 착하기만 한 여인이었다. 소녀처럼 해맑게 웃을 때 그녀에게서 사람냄새가 폴폴 나는 정감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어서 참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안타깝게도 L그녀는 마음고생이 심해서인지 위암으로 사랑하는 젖먹이를 포함한 아이들과 가족을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었을 때,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어 다시는 L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L그녀가 그리워진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존재로써  B여인도 처음부터 나쁜 점만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좋았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그녀는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편이었고, 무언가를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으며, 괜찮은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가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렸더라면 행복을 나누고 보고 싶은 여인으로 남았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B여인이여! 당장이라도 주변에 덕을 갖춘 어른들의 말씀을 따르거나 삶을 본받아서 기어를 바꾸듯이 좋은 쪽으로 생각을 바꾸면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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