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년 전 수리내 안에 소 풀 먹이러 가면
굶은 점심 대신 피라미를 잡아 밥처럼 먹었네
그 때 성미 급한 피라미가 나였네
번쩍이는 정의감만 믿고 큰 물줄기는 타지 못하고
옆의 작은 물줄기만 타다가 어설픈 작은 손에 잡혔네
팔딱거리며 나부대며 살아보겠다고 물만 흐렸지
저 물길을 바꾸지도 못할 깃털 주제에 몸만 뜨거워 
갑질하는 세상에 주먹 내밀다 
깡소주 나팔만 불었지
메밀꽃이 강물처럼 보일 무렵
아직도 살려고 버둥대는 마지못해 을질이나 하는 
자연스레 몸에 맞춰진 맞춤옷 같은 
피라미 한 마리 여적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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