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설천면 봉우마을, 옥동마을, 문항마을은 굴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인데 이곳에서 생산하는 굴은 그 맛도 일품이다. 3년 전부터 벚꽃이 피는 때를 맞춰 설천 참굴 축제가 열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떤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알아보는 데는 옛날부터 불러 온 지명이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이 고장의 지명을 더듬어서 용과 굴에 얽힌 이야기를 여기에 담아본다.
먼저 봉우마을은 소룡(小龍)굴이라 불러 왔다. 이는 작은 용(龍)들이 굴을 먹고 자란 곳이라는 뜻이다. 이 소룡굴 앞 바다에서 굴이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아마도 용이 까먹다 남긴 굴이 종패(種貝)가 돼서 그런 것이리라.  
이 소룡(小龍)굴에서 굴을 먹고 자란 용들이 멍늘(봉우마을 끝) 끝을 돌아 옥동마을 앞 바다로 돌아오니 이 곳을 용이 돌아온 곳이란 뜻에서 회룡포(回龍浦)라고 한다. 굴을 즐겨 먹은 여기의 용들의 입에는 여의주(女意珠)를 머금었으니, 이 해안을 용이 구슬을 머금었다는 뜻에서 함옥포(含玉浦)라고도 불렀다. 이 곳에 와서 굴은 먹지 않고 다른 어패류만 먹은 용들은 이무기가 되어 뱀섬(옥동과 문항 사이에 있음)으로 올라갔다. 
여의주를 입에 문 다 자란 용 아홉 마리는 문항 앞바다에 와서 굴을 먹고 살다가 승천하였다. 그래서 여기를 구룡포(九龍浦)라고 한다. 이곳 구룡포야 말로 용이 굴을 먹고 승천 한 곳으로 이렇게 성대하게 굴 축제를 하는 것이다. 
용이 굴을 먹고 승천하는 것을 보면 우리들도 이 고장에서 나는 굴을 즐겨먹으면 용이 승천하는 것과 같이 우리 사람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용꿈도 꾸어서 좋은 일이 생기고 내가 바라는 소망을 이룰 것이다. 
용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껍질이 두껍고 울퉁불퉁해서 까먹기 힘든 굴을 까먹은 용들은 승천하고 먹기 쉬운 어패류만 먹은 용들은 이 무기가 되는 것을 보면 사람도 쉽고 편안한 것만 좋아해서는 결코 성공하거나 소망을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은 우리들에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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