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해시계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류세봉(59)씨 이다.
그는 남해에서 해시계 관련 사업을 하기 전에는 레미콘 회사와 철강 회사 등 10여개 회사를 운영했던 100억대 자산가였다.
해시계와 인연을 맺게된 건 30년 전 부산을 여행하다 우연하게 들리게 된 박물관에서 조선시대 해시계 ‘양부일구’를 처음 보게 되면서이다.
해시계 ‘양구일구’를 처음 본 순간 이상하게 눈에 들어와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이것을 사업화 하기 위해 고향인 남해에 돌아와 도자기를 굽는 가마를 짓고 옆 건물은 해시계 등 박물관을 짓게 되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생활이 힘든 인근 동네분들, 장애인들까지 약 70~80명 정도의 규모로 도자기 가마와 박물관에 취직시키고 “해시계를 세계 방방곡곡 널리 알리고 모두 함께 잘 살아가자는 꿈이 많았다”고 했다.
해시계 회사를 운영해 번 돈은 해시계 가마를 운영하는 인건비와 흙값, 박물관 유지비에 몽땅 들어갔다. 그러던 중 1990년대 IMF 타격으로 시멘트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다른 회사도 줄줄이 무너졌다.
결국 해시계 사업에 고용된 고향 사람들도 2년뒤 뿔뿔이 흩어졌다.
류씨는 최근 자신이 2004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한 해시계가 미국측 인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하여 현재 대통령 기록관에 소장돼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미국 반도체 업체인 페어차일드에서 의미 있는 선물을 찾던 중 조선시대 해시계를 복원해 만든 류씨의 해시계를 주문한것이였는데 이것을 한국 대통령의 선물로 쓰게 된 것이다.
류씨는 “현재는 많이 어렵지만 과거 자신이 베풀었던 선행이 희망의 씨앗이 되어 자신에게 다시 찾아왔다”고 했다.
류씨는 자신이 시멘트 회사를 운영할 당시 사회단체 등에 시멘트를 기부한 인연이 현재 어려운 자신의 환경에서 해시계를 만들기 위한 초기자금으로 부자재를 확보 하는 계기가 되었고, 미국에 사는 사촌들도 “이웃에게 고국에 대한 정도 느낄 수 있는 해시계를 선물하도록 해시계를 주문했다”며 “다시 해시계를 만들 길이 보인다”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해시계만 보면 달라지는 눈빛’ 그는 해시계가 ‘좋아서’ 그렇게 ‘하고 싶어서’ 였으나 정작 자신은 가족 외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그는 “날개 꺽인 새라도 다시 창공을 훨훨 날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에게는 약 10만 개의 도자기로 만들어진 해시계가 창고에 보관중이고 나머지 30만 개는 아리랑마을 터에 보관중인데,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씩 물량을 공급해 주고 있다.
하지만 해시계의 목각틀(받침대)과 나침반, 영침 등을 새로 제작을 해야 하는데, 그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제작이 여의치가 않다고 한다.


지금도 그에게는 작지만 큰 뜻을 품고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해 복원하고 보급하기 위해 종교인과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문의가 오고 있으며, 고전과 미래를 아우러고 전통속에 빛나는 미래 가치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제품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환영이며, 투자자도 모집 중에 있으니 뜻있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010-6600-2268로 문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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