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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지혜로, 동체대비의 지혜심등을 밝히는 해
2017년 01월 26일 (목) /고상현(동국대 문화예술학 박사) webmaster@namhae.tv

불(火, fire)은 인류의 필수 도구라고 한다. 불은 다양하게 인류의 삶과 함께해 왔다. 기본적으로는 깜깜한 밤이나 어두운 곳을 밝히거나 날 것을 익혀서 먹는 생존의 차원에서였다.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불은 드디어 정신적 종교적 영역으로도 확장되었다. 인도의 베다 경전에서는 신과 인간 사이를 잇는 사자(使者)인 아그니(Agni)로 등장한다. 현재까지도 그 성스러운 불[聖火]을 지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신이 하늘에서부터 직접 나타나서 불로서 스스로 타고 있다고 여겨서 가장 신비롭고 신성한 힘을 지닌 것으로 숭배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도 마찬가지였으며, 특히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은 창조에 필수적인 힘으로 생각했다. 불교에서 등불(pradipa)은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공능을 지녔기 때문에 미혹에 빠진 중생을 깨어나게 하는 역할과 동일하게 보아 지혜(智慧) 혹은 진리(眞理)에 대한 비유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육법공양 가운데 하나로 공경의 표시이자 법의 등불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법등(法燈)이라고도 한다.
붓다는 삼계(三界)는 화택(火宅), 즉 불타고 있는 집이라고 했다. '법구경'에는 “어찌 웃고 어찌 즐기는가? 언제나 세상은 불타고 있고, 그대들은 어둠에 덮혀 있는데, 등불을 찾지 않을 것인가?”라고 하였다. 불타는 세상이란 탐욕, 성냄, 환상, 질병, 늙음, 죽음, 슬픔, 비탄, 고통, 절망, 과도한 노력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줄이면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貪瞋癡)의 불이 타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2016년을 마감하고 2017년이 열렸다. 2016년에는 사회적으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너무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국가인지 사조직인지 모를 농단과 부정축적으로 인한 탄핵과 사회의 마비가 그것이다. 이로 인한 1000만의 촛불이 밝혀졌다. 해가 바뀐 연초에도 매일, 매주 촛불이 전국의 광장에서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 이 촛불은 일부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문제로 몰아가려고 하고 있지만, 실은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이다.
촛불을 밝힌 까닭은 자신과 이웃 모두 무명(無明)의 어둠에서 지혜(智慧)의 밝음으로 바꾸고자 한 것이다. 미지의 두려움의 공간인 깜깜한 동굴도 불을 밝히면 환해져서 비바람을 피하는 아늑한 공간으로 바뀌듯이, 우리 사회 자체가 어둠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환하게 불이 켜져 있으면 언제나 지혜의 밝은 곳이고 아늑한 보금자리이다.
'현우경(賢愚經)'의 「가난한 여인 난타품」 이야기를 보면 등불의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다.
부처님 당시 홀로 구걸하는 난타라는 여인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는 모습을 보고 그 여인도 등불을 공양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었다. 1전을 빌어 기름을 사고자 하였으나 그것으로는 등을 공양할 수 없음을 안 주인이 갑절의 기름을 주어 등불 하나를 공양한다. 그 여인은 등을 올리면서 ‘작은 등불을 불전에 공양한 공덕으로 내생에는 지혜의 광명을 얻어 일체 중생의 어두움을 없애게 해 달라’는 서원을 세운다. 밤이 지나 목련이 등불을 치우려고 아무리 끄려고 해도 이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그 등불은 일체 중생을 건지려는 큰 마음을 낸 사람이 보시한 물건[廣濟發大心人所施之物]이기에 4해의 물을 쏟아 부어도 끌 수 없음을 알려준다.
이 이야기는 등공양은 물질적인 양이 아니라 청정한 마음을 지닌 발원 즉 서원(誓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청정한 마음으로 견고한 서원을 세우느냐[心意淸淨, 發願牢固]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가난한 이가 서원없는 등불을 공양한들 때가 지나면 치워지거나 버려질 등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등은 치워지더라도 1년이고 2년이고 이어질 수 있는 등은 일체의 중생을 구제하려는 염원의 청정한 서원의 등이다.
물질적 촛불은 초가 다 타면, LED 등의 배터리가 다 되면 꺼진다. 하지만 마음에 밝힌 지혜의 심등은 꺼지지 않는다. 가녀린 촛불이 마음으로 옮겨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으르지 말고 지금 켜진 지혜심등이 꺼지지 않도록 잘 살피고 알아차려야 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도지사, 도의회의원, 군수만이 사회를 밝히는 이들이 아니다. 이들 자신은 물론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사는, 함께 잘 살고자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들이 개인이나 자기 조직만의 이익과 안일을 추구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나와 우리의 지혜심등을 꺼트리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인 입장이 아니다. 부패와 부정이라는 무명의 어둠을 반부패와 공정, 평등의 민주주의라는 밝음의 지혜를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나 자신을 비롯하여 누구든지 개인적 오욕락을 위한 어둠이 자리하지 못하도록 언제나 환한 불을 밝히는 것이다. 이 불이 꺼지는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또다시 깜깜한 무명의 암흑으로 바뀔 수 있음을 새겨야 한다.
마음에 밝힌 지혜의 등을 지혜심등(智慧心燈)이라 한다. 새해에는 산사나 각 가정에서 소망의 등불을 밝힐 것이다. 지금까지 자리(自利)의 등을 밝혔다면, 이제라도 자리와 더불어 이타(利他)와 동체대비심의 견고한 원을 덧붙여서 지혜심등을 밝히면 어떨까? 그 출발은 “우리 부모님, 남편(아내), 자식들 건강하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여지이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이렇게 빌어줄 가족들이 없는 부모와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바른 원을 성취하여지이다.”라고 한마디 더 축원을 보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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