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법경찰은 그 범인에게 현상금을 거는 제도가 있다. 멧돼지는 농촌과 농민에게 악한 범죄물이다. 남해군은 섬인데 어떻게 멧돼지가 여기저기에 서식하고 있는가? 혹시나 재래종 집돼지가 멧돼지로 진화한 것인가? 멧돼지뿐 아니라 고라니도 서식하고 있다. 해방 직후 잠깐 동안 멧돼지가 남면 야산에 서식한 예가 있었다. 산골 논의 벼농사를 망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논가에 움막을 짓고, 야간 경비를 했던 예가 있었다. 그 고약한 일당은 용감한 한 농민의 수렵 총에 맞고 부상당해 그 이후부터 종적을 감춘 예가 있다. 70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멧돼지가 남해에 나타나 여러 가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전해지고 있는 말에 의하면 멧돼지와 고라니는 육지 하동지역에서 헤엄쳐 남해를 건너온다고 했다. 있을 법한 말이다. 지금은 남해대교를 이용하여 밤에 건너올 수 있다. 과연 그런 식으로 육지에 서식한 야생동물이 남해에 와서 서식하게 된다면 그 동물들에 대한 근본 대책이 과감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유는 육지에서 건너오는 악당들과 남해에서 번식하는 악당들이 좁은 남해 땅에서 세력을 확대하게 되면 야산과 연접한 농토의 작물, 묘, 마을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숙호 마을에서만 입은 멧돼지의 피해는 심각하다. 공동묘지의 묘, 야산에 허터저 있는 묘는 대부분이 파헤쳐져 있고, 오래된 낮은 묘는 흔적이 없을 정도로 파뒤져 놓았다. 이런 피해 입은 묘는 군청 당국에서 피해 보상을 해준다고 하나, 그 보상제도는 뜻이 없다. 멧돼지는 언젠가 또다시 파헤치기 때문이다. 애써 지은 농작물에도 마찬가지다. 산에서 내려와 차도를 건너, 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밭에까지 와서 고구마 두둑을 쑥대밭을 만들어버린다. 당국의 보상 방침도 차별적이다. 작물 피해면적보다, 재배면적 규모에 한해서 보상 대상이 되고 있고, 작은 규모의 경작지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했다. 그래서 100평 정도의 식량용 생산자는 피해 신고도 못하고 멧돼지만 원망한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고구마 재배를 포기하게 하고 있다. 개량종 “호박고구마”는 가격도 높고, 잘 팔리는 소득작물로 이름나고 있는데, 멧돼지에 의해서 그 소득과 가족식량의 길이 막히게 된 것이다.
 멧돼지의 번식력은 매우 높다. 1년에 두 번의 번식기를 갖고 있으며, 한 번의 번식기에는 5~6마리 새끼를 낳는다. 겨울철이 되면 야산의 먹잇감이 줄어들어, 마을로 내려오기 마련이다. 야간에 활동하는 동물인데 낮에도 출동하여 먹이를 찾아다닌다. 서울에는 고궁벽을 넘어오고, 아파트까지 출몰하고 있다. 사람이 줄어든 농촌 마을의 집안에 침입하여 사람까지 상처를 입힐 우려는 충분히 예측된다. 이미 오래전부터 마을 인근의 묘와 밭에까지 와서 피해를 주고 있다. 멧돼지의 숫자와 세력이 많아지기 전에 현명한 조치를 군청당국은 취해야 한다. 지정된 몇 사람의 포수에게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경찰관, 소방관, 공무원 등 포수 자격자를 증가시켜 멧돼지 사냥 정책을 과감하게 전개해야 할 때가 이르렀다. 멧돼지 포획에 현상금을 걸고 소탕작전을 펼치면 군민까지 협조할 것이며, 기존의 피해 보상 제도에서 진일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멧돼지 무리가 마을 사람을 추방하는 일이 없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 농학박사 강    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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