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대들의 농업은 유기농법이었다. 그 시대는 화학비료가 공급되지 못했고, 농기계도 개발되지 아니 했기 때문에 한우를 역우(役牛)로 이용하여 일석삼조(一石三鳥)의 농업을 경영하였다. 그때의 역우는 농사와 퇴비생산, 늙어지면 팔려서 주인에게 수입을 안겨주는 보석 같은 역할을 했다. 답장농업이 쌀 중심 농업으로 경운기가 등장하고, 화학비료와 농약이 생산되자 짧은 기간에 쌀은 보리의 뒤를 이어 천대받을 정도의 과잉식량이 되었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과잉생산되어 농민들에게 부담을 주었고, 반 날것을 먹는 채소작물까지 농약 섞인 것을 알면서 먹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한심한 시대에 FTA 정책이 농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고, 농촌에는 젊은이와 어린애를 볼 수 없으며, 노령자와 환자, 빈집만 늘어나는 황폐화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비록 이런 절망적 소농국의 영세경경 상태라 해도 농업을 지속하여 국민들의 식량과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이 농민의 자세라 하겠다.
 소농국에 태어난 농민은 자기 나라 국민의 식량안보와 국민의 건강에 유익한 농산물을 생산하여 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 것이 본질이라 하겠다. 그러나 농민의 힘과 능력만으로는 그 과제를 성취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비자 국민과 정부정책, 농업 관계 업체나 기관들 모두가 농업 본질에 공감하고 협력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소농국인 우리나라가 여러 나라와 FTA 체결로 인하여 우리 농업발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소농경영의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 이유는 농산물은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소농국의 식량이 자급되지 못해, 그 나라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타격을 받으면 식량공급이 가능한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농업의 국제화 정신이기 때문에 농산물 수출과 수입은 자유화하는 길이 열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 맞서는 다른 하나는 자국 농업에 의한 식량자급화 정신인 것이다. 식량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전략성을 내포하고 있어, 외화 보유와 식량안보 정책이 반듯이 안전되어 있어야 한다.
 소농경영은 생산된 농산물을 자가용으로 소비하고, 여분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여, 농자재 구입과 가계용 지출을 할 수 있어야 경영이 지속된다. 쌀 농업 중심의 농업경영은 미래가 어둡다. 그 큰 이유는 쌀 수입자유화가 가까워 오기 때문이며, 쌀 소비량도 점차 감소해가는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 때문이다. 이런 시대 변화의 소농 경영은 소비자들(내, 외국인)이 선호하는 농산물을 생산하여 제값을 받는 경영방법으로 전환해가야 한다. 대량 생산하여 저가로 판매하는 경영구조가 되지 못하면 고급품질을 생산하여 고가로 판매하는 방식이 시장경제의 원리이기 때문에, 남해 환경 같은 지역은 적은 농토에 복합경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합경영은 주어진 노동력으로 여러 가지 작물과 축산, 과수, 원예작 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1년에 가족노동시간을 최대한으로 경영에 투입하여 노동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족경영 또는 소농의 복합경영의 이점인 것이다.
 남해군은 관광객이 왕래하는 지역이다. 이들을 상대로 하는 유기농법으로 맛있고, 신선하고, 인체 무해의 건강에 도움 주는 유기 농산물을 생산하여 관광객에게 보여주고, 판매하고, 선전하는 경영방식이 필요하다. 유기농의 특징은 생산비 감소, 맛 좋고, 인체 무해식물, 상품성 있는 작물을 생산하는데 있다. 품질 좋은 퇴비를 생산하여, 풍부한 부식토양을 만들어 면역력이 강한 작물로서 병균과 병충해에 강하고, 방제수를 줄여, 적기성장과 적기과실을 맺으며, 동화작용시간이 길어, 맛 좋고 싱싱한 작물로 성숙해진다. 관광객이 유기농장과 시설, 생산물을 견학하여 유기 농산물에 관한 인식과 이점을 알게 되면 수입품이나, 일반농가 산,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비교하게 된다. 남해의 자연환경과 관광객 왕래의 이점을 활용하는 유기농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남해 농업 발전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유기농업은 시대변화에 환영받는 적합한 농업방식이기 때문에 농업이 천하지대본이라는 농민철학을 가진 분은 한우 사양을 겸한 우량 퇴비 생산으로 맛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유기농업을 전개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라고 보아야 한다.

논설위원 농학박사 강    태    경
전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학학장
보물섬남해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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