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는 형평(衡平)을 이룬다. 시도(試圖)와 견제(牽制), 집행(執行)과 감시(監視) 속에서 상호공존의 지혜를 발휘하고 공동의 번영을 위한 배려와 관용의 미덕을 수용하며 끊임없이 전진해가야 한다. 오늘의 남해사회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형평의 부재다.

균형 잡힌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문화적 차이를 조율해야 하고 지적 수준의 상대적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진 정치적 성향으로부터 발생된 갈등의 골을 슬기롭게 치유해야할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지만 최근 양심과 지성을 겸비한 고향출신의 석학들을 중심으로 보물섬남해포럼이 결성되었음은 남해사회의 완충지대로서의 역할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역설하던 필자로선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행정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굽이굽이 남해바래길 어머니의 사랑과 애환을 기억하는 회원들 스스로가 이 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히 절감하며 시대적 소명에 부응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자생적으로 조직한 일이라서 더 없이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복잡한 사회를 화합시키고 발전적 통합을 하기위해선 완충지대가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상식적인 문제다. 그러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필요에 의해서 탄생된 조직이 아니라 순수하게 남해를 걱정하는 자발적 모임이란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기고를 작정하면서 훌륭한 선배님들의 족적과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심정에 혹여 누를 끼치게 될 까봐 무척이나 망설였다. 단지 오랜 시간동안 남해를 지켜보며 고민했던 이유하나 만으로 드리는 고언이 외람된 무례가 될 수도 있음이었다. 대단한 용기를 가지며 감히 몇 가지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서 바램을 실어본다.

첫째는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형평을 위한 완충역할이다. 지역 문제를 걱정하는 지식인으로서 사회전반에 걸친 불협화음을 진단하고 경험과 학문적 논리에 기초하여 진실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과감히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동안의 남해사회를 되짚어 보면 극명하게 대립된 양대 세력 간의 목소리만 있었지 발전을 위한 기조 하에서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이해와 화합을 통한 미래지향적 방안을 모색하고자하는 시도는 없었다. 지역의 어른으로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지성으로써 보물섬남해포럼이 그 완충지대의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는 지적수준의 한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다. 선거를 비롯한 각종 지역 현안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초 고령화 되어 있는 남해사회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여 여론을 형성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도 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필요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감성에 의존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인층에 대해서는 최소한 주민생활권과 참정권의 행사라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청장년층의 경우는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여 보다 심도 있게 남해의 현안문제들에 대해 비교 분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소년 층의 교육문제 또한 교육당국과 협의하여 낙후된 교육여건을 조언하고 폭넓고 개성 있는 인재양성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  
셋째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남해군의 싱크탱크(THINK TANK)로서의 역할이다. 현재 남해군의 경우 ‘보물섬남해포럼’과 ‘창조기획단’이 공식적으로 군 조례의 제정에 의해 그에 상응하는 기구로서 자리하고 있다. 창조기획단이 실무추진단이라고 한다면 보물섬남해포럼은 자문 기구적 성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오늘날의 정책자금(예산)확보는 과거와는 달리 인맥에 의존하기 보다는 프로젝트 내용을 평가하여 우수한 지역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기획력은 곧 남해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다. 포럼에서 관심을 가지고 자문해 줄 때 힘을 가질 수 있다.

경상남도지사가 지역의 특화사업을 통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의욕적으로 공모하였던 모자이크사업(시군 당 200억)에 18개 시 군 중 15개가 1차 2차에 걸쳐 선정되었음에도 남해군은 탈락의 수모를 겪었던 사례를 보면 포럼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는 전국 각지에 산재한 남해출신 향우들의 힘을 결집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이다.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 분들은 대부분 각 분야나 지역에서 명망을 가지고 있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남해 거주인구는 5만이 채 되지 않지만 향우자산은 50만에 육박하는 대규모 이다. 특히 애향심은 어느 지역보다도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포럼이 가지고 있는 덕성스러운 품격이면 기존의 방식과는 차별화된 의미를 가지고 애향심을 결집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모처럼의 어려운 결정을 하여 결성된 고향의 발전을 위한 취지를 백번 활용하여 내외 군민이 새롭게 하나로 대동단결할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조심스러운 주문을 끝맺으면서 군민들께도 당부 드린다. 포럼에 소속된 분들은 자질이 검증된 분들이다. 적어도 남해출신 학자들 중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꼽으라면 손안에 들어가는 재원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생각을 모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동안 관심 밖의 고향문제가 관심의 대상으로 수용되는 일대 전환점이 된 것이다. 이 기회를 잘 살려 우리의 희망찬 내일을 위한 빛나는 도약에 기대를 가지며 보물섬남해포럼이 순항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존경을 보내주시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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