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분량 상 지난주에 시론의 전부를 싣지 못하고 하동화력을 유치한 하동군의 실태를 점검하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한국동서발전이 처해있는 입장을 언론에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간략하게 짚어 본바 있다.

중앙연안심의위원회에서 대체 부지를 확보를 위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이 부결 처리됨으로 인해 절대 절명의 위기에 몰린 한국동서발전측이 공유수면매립허가를 어렵게 받은 남해가 삼성중공업의 사업포기로 인해 허가의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를 이용할 계산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남해군이나 한국동서발전 측이나 고도의 전략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해야 될 사안이지만 우리의 협상력으로 과연 전문가 집단을 전략적으로 이겨낼 수 있겠는가 하는 측면에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한편으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기 개발된 화력발전소에 남해화력발전이 더해졌을 때의 보물섬 남해의 브랜드가치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거다. 현재 남해군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는 여수화력발전, 호남화력발전, 광양복합화력발전, 율촌복합화력발전, 광양제철발전, 하동화력발전, 삼천포화력발전 등 7개의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발전 규모는 대략 11,000MW다. 여기에 현행 규모의 40%수준에 달하는 4,000MW규모의 발전량을 더하게 되면 그로 인한 삼천포-남해-광양권역의 환경파괴는 심각한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우려 목소리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미 하동 여수 광양 등에 설치된 화력발전소에 남해군에 하나 더 보탠다고 무슨 큰 일이 일어나겠냐며 공해산업이라 하더라도 경기활성 측면에 무게를 실어 유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발전회사 측에서 직접피해지역을 5km 반경으로 잡고 있는 것이나 광양, 여수산업단지로부터 산등성하나만 넘으면 있는 순천만 연안습지가 자연생태공원으로 거듭나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최우수경관지역으로 선정된 것을 보면 환경오염권역이라 미리 예단하여 청정남해의 생생이미지를 쉽게 포기할 문제는 아니다.

발전도 기하고 환경도 보전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자는 주장을 이야기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발전은 항상 개발과 환경의 보전이란 문제에 부닥쳐 갈등을 가졌던 사례를 필자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화력발전소의 유치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발전과 환경보전이라는 둘 다를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결국 자본력을 동원한 최첨단설비의 구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변 생태공원조성 등의 관광인프라를 확충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다. 일부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유치문제를 적극적으로 가시화 하기위해선 대규모의 자본투자를 발전외적 요소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협상력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본질적 문제에 충실해야 하고 정략적 접근이나 감성적 대응으로 섣부른 결정이 내려진다면 남해의 장기발전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관계자들은 적시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우리 내부의 분열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 화력발전소의 유치가 거론되는 대상지인 중현지역을 중심으로 한 서면 면민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피해의 예상이 적은 읍면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고 불만 섞인 질타가 고개를 드는 것은 자칫 남해군 내에서의 새로운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잘되자고 도모했던 일이 오히려 집안싸움을 만들어 풍비박산을 맞이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개략적인 내용들로 분석해보더라도 하동화력과 같은 정도의 결과라면 유치는 사실상 실익이 없다. 그린이란 미명하에 포장된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삼척그린파워와 같이 실질적으로 무회사장, 무방류, 석탄이보이지 않는 발전소 등의 3무(無)가 갖추어지고 고압송전선로의 해저 또는 지중화문제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유치로 인한 상대적 피해에 대한 직접보상비 뿐 만 아니라 충분한 지역발전의 대안 및 관련 인프라의 구축을 통한 인구의 증대책과 지역민의 고용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로서도 금번 전력수급문제로 인한 전국적 정전사태를 거울삼아 어차피 국가사업으로 전력의 증대를 기해야 한다면 발전소의 건설로 인한 피해지역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그린발전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완벽한 무공해설비가 갖추어 지도록 해야 하고 주변 경관을 친환경적 첨단 부대시설이 들어선 관광명소로 자리 잡도록 대규모 시범사업을 추진하여 향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자 하는 지역에 대한 유치가 경쟁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가면서 남해군의 미래발전에 대한 수지계산서가 군민에게 공표되어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연후에 타당성조사의 결과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오게 된다면 계량하기 어려운 행복한 삶에 대한 추상적 가치에 대한 포기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며 화력발전소의 유치도 남해발전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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