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五)월!
오(五)월!
  • 남해신문
  • 승인 2011.05.06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약과의 꽃들은 매우 화려하다. 정원에서 만개한 모란을 만났다. 그 아름다움에 반하면서 계절의 여왕이란 오월의 호칭에 걸맞게 어김없이 화려함을 선사해주는 자연의 섭리 앞에 숙연해 진다. 때를 맞추어 비를 내리고 바람을 일으켜 대지로 하여금 어머니의 품같이 만물을 피워 올리게 하는 그 신비함에 감탄한다. 마치 우주만물의 중심이 인간에게 있음을 뽐내는  오만과 욕심에 대해 신이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 같아서 두렵다.
한편으론 오월은 사랑과 은혜와 감사의 계절이다. 우리가 정한 약속이지만 공교롭게도 사랑과 은혜와 감사를 생각게 하는 모든 날들이 오월에 모여 있다. 첫째 주는 어린이날이 들어 있고 둘째 주는 어버이날이 셋째 주는 스승의 날이 그렇다. 이처럼 오월은 자연의 섭리나 인간이 정한 약속이나 어느 측면을 생각하더라도 축복의 달임이 분명한 것 같다.
어린이날은 사랑이다. 인류에게 사랑의 시작은 새로운 생명의 잉태로부터 발생하여 양육을 통하여 성숙된다. 어버이의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성장하여 또 다른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고 배운 사랑을 다시 대물림 한다. 어린이날은 단순한 어린이를 위한 날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동물과는 차별되는 특별한 존재임을 새롭게 일깨우게 하는 사랑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는 날이다. 
어버이날은 은혜다. 사랑을 주심에 감사하는 자식들은 어버이의 거룩한 은혜를 기려야 함은 당연하다. 끝도 한도 없는 사랑을 쏟아내고 늙고 지쳐 병든 어버이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보고자 하는 것은 형식적이지만 은혜로움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 내가 존재함에 대한 원인이 어버이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게 하는 날이다.  
스승의 날은 감사다. 사회는 나 혼자만이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유기적으로 결합된 다수의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해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상당한 전문성을 가진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나 가르침만으론 한계가 있다.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자로서의 지식과 인성을 함양시켜주는 이가 스승이다. 스승을 통하여 우리는 존재의 이유를 깨닫게 되었고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임을 되새겨 보는 날이다.
부모와 자식 간이 절대적 사랑이라면 스승과 제자 사이엔 상대적 사랑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오월은 자연의 법칙이나 인간의 법칙이나 어느 경우를 생각해 보더라도 신성하고 의미 있는 시기다.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죽음에 이를 때 까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를 자연의 섭리를 통해서나 사람 간의 관계를 통해서나 새롭게 정립하여 다짐해 보는 그런 때이다.
필자의 경우 몇 해 전 오월 어느 날 바람에 날리어 눈부시게 하얀 옥양목을 보고 문득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젖어 쓴 시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한겨울 동생을 등허리에 동여매고 남산천의 개울가에 쪼그려 앉아 꽁꽁 언 시냇물을 퍼서 빨래를 하던 어머님을 수도 없이 보았던 기억, 성장하는 내내 나의 겉옷이 먹인 풀로 빳빳하게 날 서게 하여 자존심을 유지시켜 주던 어머니, 나이 들어 진주로 유학을 갔었고 서울서 대학을 마칠 때 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버지의 밥을 퍼고 나면 장남인 내 밥을 퍼서 아랫목 이불속에 묻어 두시며 언제 올런지 모를 자식에 대한 끝없는 기다림으로 평생을 지냈던 사람, 일찍 병을 얻어 아직 한창 나이에 돌아가시고 나는 효도 한 번 해 보지 못한 죄인이 되고 말았다. 오월이 되면 더욱 그리움이 짙어지는 까닭은 다른 이들의 어버이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월은 좋은 계절에 좋은 의미를 담고 숱한 그리움과 은혜로움에 대한 감사로도 충만한 달이다. 군민 모두가 편안한 마음에 풍성함을 누릴 수 있도록 남해군도 계획된 각종 행사들을 잘 치러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많은 악재들이 봇물처럼 터져서 어수선하다. 경상남도의 모자이크사업 탈락, 대형 슈퍼마켓의 진입으로 인한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투쟁, 각종 정책사업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남해공용버스터미널 문제 등 미해결의 대형 사건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급기야는 군수가 자청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밝혔듯이 검찰과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대응할 정도로 그 수위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건의 전모가 어찌됐던 남해는 전반적으로  총체적 난국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이 빛나는 오월을 우울함으로 주저앉게 해서는 안 된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처럼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나름의 슬기를 모아 오월의 향기가 군민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파될 수 있도록 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