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다고 정말 잘 사는 것일까!
돈이 많다고 정말 잘 사는 것일까!
  • 남해신문
  • 승인 2011.01.28 12: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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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달러 미국, 2천 달러 부탄보다 더 행복할까?’
한 일간지의 기사 꼭지이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미국은 4만7,186달러이고 부탄은 1,933 달러이다. GDP를 비교하면 미국은 부탄보다 무려 24배에 이른다. 그만큼 부자란 뜻이다. 그런데 두 나라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을 비교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부탄은 5명(2006년 기준)인데 미국은 10.1명(2005년 기준)이다. 미국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의 수가 부탄에 견줘 두 배 가량이나 많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두 나라 가운데 국민들이 더 행복한 나라는 과연 어디인가? 돈이 행복의 절대 지수가 결코 아니라는 증거이다.   
 이렇게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로 널리 알려진 부탄은 히말라야 산기슭에 붙어 있는 오지의 작은 불교 국가이다. 부탄은 국가지표로 ‘국민행복지수(GNH)'를 채택했다. 다른 나라들이 국내총생산(GDP)에 목매달고 있을 때, 이 나라는 심리적 웰빙과 건강, 생태계 보호 등을 중시해 온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만9,162 달러이니 부탄과 비교하면 얼추 10배 가까운 부자이다.
그런데 자살률을 보고 놀라지 마시라!  우리나라는 28.4명(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으로 부탄에 비해 무려 5.5배가 넘는다. 미국이 두 배인데 말이다. 하긴 우리나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에서 단연 수위이다. 왜 이런 끔찍한 결과가 나올까?
지난 해 기획재정부가 펴낸 ‘2010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중은 7.5%로 OECD 30개국 가운데 29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남미의 빈국인 멕시코 다음이다. 이정우 교수(경북대)는 ‘국민들의 삶의 질 수준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스트레스 대량 생산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한다. 이런 것이 이 불명예스런 통계의 근저에 깔려있다.
 사람이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에서 삶의 가치, 존재하는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인데, 이런 모든 것이 박탈되고 더욱이 개선될 일말의 희망조차 없을 때 삶의 끈을 놓아 버리는 것이다.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은 쉽게 결행되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결단이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론 사회적 압박에 의한 타살인 것이다.

  장하준 교수에 의하면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앵글로색슨 계열 주민들의 비만 도를 비교해 보았는데 식습관, 생활습관, 인종도 동일한데도 미국 거주민들의 비만도가 높았는데 그 이유는 스트레스’였다는 것이다. 미국이 영국보다 사회와 직장 내 스트레스 강도가 심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살과의 전쟁’도 사회적 스트레스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부탄의 경우는 경제 외적인 부문에 오히려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컨대 국토의 60%를 차지하는 숲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관광객 입국을 일정수로 제한하는 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부탄과는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이다. 멀쩡한 4대강을 파헤치고 오롯한 오솔길 대신에 시멘트를 발라 자전거 도로를 만든단다. 그리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자연이란 자연스럽게 있을 때 ‘자연’이지 인공적인 요소를 가미하면 할수록 자연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왜 모를까?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그만큼 정신이 황폐해지고 불행해 진다는 것을 왜 모르느냐 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가 너무 천박하지 않았나?
서로서로 덕담이라도 하듯이 “부자 되세요!” 소리 높여 외치지 않았던가?
은연중에 ‘돈’이라는 괴물이 우리들의 언어에도 당당히 자리 잡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거나 골치 아픈 사람을 평할 때 ‘돈 안 되는 사람’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럼 돈이 되는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선’이고 ‘좋은 사람’이란 뜻이 아닌가 말이다.
우리 사회가 부추기고 우리 스스로도 기꺼이 ‘돈의 노예’가 되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성의 기운이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많은 이들이 서점을 찾고 있고 인문 도서를 고르고 있다. 그래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알려 주지 않은 진실 23가지’ 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판매고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소식에 반갑다. 그리고 역사서와 철학 서적도 진열대 앞쪽으로 나오고 있고 그동안 구석진 뒷전에 밀렸던 시집들이 제법 팔린다고 한다.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초기의 사회적 현상이라 믿어진다.
 한국 현대사에 있어 대변혁을 이끌어낸 87년 6월 항쟁을 전후해서 노동자, 학생, 화이트 컬러 샐러리맨, 등 많은 젊은이들이 참으로 많은 책을 탐독했다. 변혁과 개혁은 물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신, 특히 젊은이들의 정신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밝아오는 올 해에는 건강한 새 물결의 흐름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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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백 2011-02-18 18:21:54
마음을 풍로롭게 하는 선생님의 말씀
귀감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