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모음조화
끼리끼리 모음조화
  • 남해신문
  • 승인 2010.10.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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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도 더 전에 국어 시간에 배운 말이다.
중학생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운 용어인 ‘모음조화’를 암기시키기 위해 국어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이다. 운율을 넣어서 외우기 싶게 한 것이다.
‘끼리끼리 모음조화, 끼리끼리 모음조화’ 우리는 운을 맞추어 읽고 외웠다.
‘모음조화’란 양성모음은 양성 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끼리끼리 모인다는 것이다. 예컨대 ‘퐁당퐁당, 찰랑찰랑’이렇게 양성 모음끼리 모이지, ‘퐁덩퐁덩, 찰렁찰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맞으려면 ‘풍덩풍덩, 철렁철렁’으로 음성모음끼리 모여야 한다는 것이 ‘모음조화’의 내용이었다. 이렇게 한 번 암기한 것이 평생을 가는지, 요즈음 이상하게 입으로 운율에 맞추어 흥얼거리게 된다. 최근에 대충 끝난 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더란 것이다.

 “끼리끼리 모음조화, 끼리끼리 모음조화, 하아, 사람들도 끼리끼리 모이는구나!”
청문회에 나선 사람들은 제각각인데 공통점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아니란 것이다. 역시 고위 공직자로 청문회에 나설 정도이니 당연히 보통 사람일 수는 없겠으나 그 방법이 신묘하더란 것이다.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취업은 손가락질 당할 거리도 아닌 것인지 대범하게 고백을 한다. 하긴 자식 사랑 때문에 그랬다는데 무슨 할 말이 있으랴만. 그러나 절대 다수의 보통 국민들은 그럴 엄두도 못 내고 살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이는 공직에 있으면서 주식투자를 해서 13배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공무원은 근무 중에 주식 관련하여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있으니, 틀림없이 일과 후에 짬을 내어 정보를 검색하고 거래를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박을 날리니 역시 보통 능력이 아니다. 어떤 이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고 자식들을 외국에 유학까지 보내면서도 예금이 증가하는 신묘한 조화를 부리기도 한다.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는 것일까? 우리 같은 서민들은 잘 모르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 모양이라고 좋게 이해한다.

 그리고 군에 못간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많은가? 필자는 7남매 5형제간인데, 5형제가 완벽하게 군을 필했다. 아마 이스라엘같이 여성에게도 병역의 의무가 있었다면 두 누이들도 군에 갔다 왔을 것이다. 국민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의무이니까. 그러나 필자가 군에 간 70년대에는 군대를 즐겁게 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필자도 자원입대한 사람이지만 ‘어차피 가야할 군대’이기에 선택하여 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끌려가니’ ‘내 발로 간다’는 심정으로 자원한 것이다. 군 생활이 좋아 졌다는 요즈음에도 생 치아를 빼면서까지 군 입대를 기피하고 있는데 그 때는 오죽했으랴!
 그러나 고위공직자로 군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사람들을 ‘안간 것이 아니라, 못간 것’이라고 우리는 철썩 같이 믿는다. 신체가 허약하거나 이상하여 군에 가고 싶어도 못간 사람들이란 것이다. 불법으로 병역을 회피했던 사람이 감히 국민 앞에 고위공직자로 나설 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충격적인 기사가 났다. 아래 기사 내용을 좀 살펴보라.
['1인당 1천만 원의 입학 장사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한양대 부속 한양초등학교처럼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들이 돈뭉치를 들고 찾아갈 정도로 사립초등학교의 인기는 최근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꾸준히 사립초등학교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정규 교육에서 받지 못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하지만 부모들의 속내는 따로 있다. 특권층 자녀들이 모여드는 사립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그들만의 인맥을 쌓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재력이 있는 집안 자녀들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사립초등학교--하략
 ‘그들만의 리그' 사립초교, 일그러진 자녀사랑으로 '비리 온상' 오마이 뉴스 10월7일자.]

 위의 보도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지칭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들 ‘끼리끼리’일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그저 놀랄 일이다. 지금까지 항간에 도는 말이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그들만의 인맥을 쌓고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것이 부정한 방법으로도 사립 초등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고야 말겠다는 ‘속내’란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이 ‘끼리끼리’모여서 무엇을 할 것인가? 애초에 부정부터 시작했으니 싹수가 노랗다.
 그럼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지금 사회의 화두는 ‘공정한 사회’가 아닌가?
불공정하게 하는 자들에 대해 과감하게 법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부정입학한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려보내고 돈을 주고받은 자는 엄중하게 처벌하고 퇴출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 사회로 가기 위해 기억해야 할 속담이 하나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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