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선소항 전어

2018-09-15     남해신문 기자

망운산 자락은 가을바람을 안은
버리들에서 꺾여지고
골깊은 심천다리팍에서 
화려했던 과거를 말하던 물새들이
부둣가 방파제에 모여든다 
 
전어맛을 기억하는 
며느리들이나 이두박근에 푸른 정맥 선명한 남정네들
먹먹한 허기 달래주고 싶은지
매미 태풍에 저 세상 간 당산나무의 슬픈 사연을
알련지 
 
강진만을 헤집고 다닌 벚꽃 빛 속살 
해풍 먹은 마늘을 넣은 된장 박치기
지지러지게  핀 구절초향
찰지고 고소한 맛에 이끌린 장량상마애비도
앞으로 나와 앉았다 
 
달빛도 숨죽이고 잦아든 부두에

만선의 풍요가 저 홀로 은빛 물결로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