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편입사유지 감정가 발표 이후...>
 군의회 의원 중에도 비판적 시각 돌출

  
 
  
남해군이 골프장으로 개발하려는 덕월갯벌습지. 이곳이 개발되면 덕월마을 주민들이 바다로 접근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바다수입도 포기해야 할 판이다.  
  






















덕월·평산매립지 골프장개발 예정지구에 포함될 사유지 감정가격이 발표되자 대부분의 사유지가 속한 덕월·구미마을 주민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군은 골프장에 포함될 전체 사유지 8만3000평에 대한 감정가격을 △임야 5만6567평에 대해 평당 6770원 △개간된 임야 5257평에 대해 평당 2만4800원 △논·밭 2만1175평에 대해 평당 3만5470원으로 발표한 바 있다.

군은 이 감정가격을 토대로 이 달 초 덕월·구미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편입대상 사유지지주들이 설명회에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참석한 일부 지주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8일 구미마을출신이라고 밝힌 한 부산향우는 본지에 전화를 걸어와 "이런 가격이라면 나는 절대로 땅을 팔지 않겠다"면서 "만약 끝까지 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군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골프장이 사유지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 해당되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는 또 "골프장사업에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 또 땅을 가진 주민과 땅을 가지지 못한 주민, 보상을 염두에 둔 어촌계원과 비어촌계원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골프장이 마을공동체를 파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이 취재해달라"고 당부했다.

덕월마을의 한 주민은 "평산, 오리, 구미마을과 덕월마을은 처한 조건이 많이 다르다"면서 "골프장이 들어서면 덕월마을 주민들은 절반이상의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걱정했다.

그는 특히 "골프장이 들어서면 덕월마을은 바닷가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차단된다"면서 "아직도 한해 평균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어촌계바다소득도 잃게 될 것이 뻔한데 전체 동민이 모여 진지한 토론조차 안 해보고 마을 임원들이 골프장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편, 묘지이장문제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군은 장항마을에 있는 군유지에 묘지를 조성, 이곳 묘지들을 이장한다는 계획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덕월마을 한 주민은 "골프장 때문에 선산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밤잠을 못 이룬다"면서 "요즘은 골프장만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벌렁벌렁해진다"고 말했다.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동민 전체가 적극 찬성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골프장사업이 최근 현지 주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앉자 군은 다각도로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덕월마을 한 주민은 며칠 전 아침에 하 군수가 직접 전화를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미마을 한 주민은 군수가 뜻 모를 선물을 아무개씨에게 보내온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골프장사업에 대해 점점 악화돼가고 있는 현지주민들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군이 물밑으로 진행하는 주민설득작업이 자꾸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남해군의회 의원 중에서도 골프장건설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군의원들 중에는 '가만히 놔두어도 골프장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김재기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광양만환경개선남해군대책위 회의에서 "광양만환경개선운동과 골프장사업이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영제 군수에게 던지기도 했다. 김 의원이 21일 열릴 군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있을 군정질문에 이에 관한 질의를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덕월·평산골프장조성사업은 현지주민들의 미묘한 입장변화, 경남환경운동연합의 반대, 남해군의회 일부 의원의 반대의견이 확인되면서 전체적으로 미묘한 변화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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