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 강제우유감산 따른 경영위기 대응 '고육지책'
  
 
  
고현면 이어리 낙농업인 박문선씨가 젖소에 한우수정란을 이식하여 송아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어미젖소가 한우송아지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처음엔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정란이식기술이 발달한 요즘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낙농업농민들이 어미젖소에게 한우수정란을 인공적으로 이식하여 한우송아지를 생산하는데 도전하고 있다.

군내에서는 고현면 이어리 낙농업인 박문선(59)씨가 지난달 22일 처음으로 젖소에서 한우송아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박씨는 이날 두 마리 젖소에서 세 마리의 한우송아지를 얻었다.

군내 낙농업인들이 한우송아지생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우유감축정책에 따라 우유생산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젖소 밑소 생산을 포기하는 대신 공급부족 상황 속에서 값이 치솟고 있는 한우송아지를 생산함으로써 경영위기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고육지책인 것이다.

한우송아지의 현재 시세가 유지된다면 낙농가별로 우유생산량제한할당(생산쿼터제)에 따른 수입감소를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는 길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 수정란 이식성공률이 매우 낮아 낙농업인들에게 또 다른 경영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크고 잠재적으로는 한우산업을 교란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때 50농가에 이르던 군내 낙농업인수는 크게 줄어 현재 11농가만이 남아있다. 박씨와 같이 현재 군내 낙농가가 젖소에 한우송아지 수정란을 이식해놓은 두수는 모두 80마리이다. 이중 현재 수태가 확인된 두수는 15마리. 가까운 시일 안에 많은 송아지들이 생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씨의 경우, 모두 16마리 어미젖소에게 한우수정란을 쌍태로 이식시켜 2마리 젖소에게서 3마리 송아지를 얻었다. 그러므로 목표인 쌍둥이송아지 생산 성공률은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수정란 이식비용은 성패여부와 상관없이 1회당 10만원, 이식에 성공하면 성과금 30만원을 이식업체에 추가로 지급한다.

10%에 지나지 않는 성공률에 비하면 농가는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안는 것이다. 그래서 낙농업인들 스스로 '투기나 마찬가지', 또는 '가슴 아픈 일'이라고 한다.

몇몇 낙농업인들은 이식비용이 무서워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낙농업인들은 이식시술비용을 지원해줄 것을 군에 요청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축산담당 안경달 계장은 “순리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현시점에서 낙농업인의 소득보전과 한우 밑소 확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보기 때문에 올해 200만원, 내년에 800만원 정도의 수정란 이식시술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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