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골프리조트의 오수방류 문제 등과 관련하여 문제해결의 전면에 광양만권어민대책위가 나섰다고 한다.
골프장의 오수방류는 주변 마을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광양만권을 아우르는 단체가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으나, 골프장이 단순히 오수방류의 문제만을 안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광양만권대책위만의 문제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 4개 마을 어촌계 중심의 대책위에서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전제 아래 몇 가지 짚어볼 문제가 있다.
골프장 문제는 어업피해에 대한 문제도 포함하고 있으나 애당초 골프장 부지의 헐값 매각 논란에서부터 농업용수의 부당전용, 학교부지의 골프장 조성 등 다각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처음 골프장을 추진하면서 맺었던 투자의향서에 있었던 현지인 고용인원 200명 이상, 경상수익의 10%를 남해군에 기부한다는 약속의 이행여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군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광양만권대책위는 대책위의 범위를 남해의 각 단체들과 연합하거나 참여인사의 폭을 넓혀 골프장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와 해결방안 강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문제를 보상차원의 문제로 귀결짓지 말기를 바란다.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남해의 미래를 위해 경제적, 환경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골프장 측은 남해군민들을 기만하는 것도 모자라서 고객들에게도 수질이 의심되는 농업용수를 제공해왔다. 이쯤 되면 문제제기의 범위부터 오수방류와 같은 국한된 사안에서 벗어나고 보상 몇푼의 문제를 뛰어넘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남해군민들은 그동안 지역발전의 기대 속에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골프장 조성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돌아온 결과는 군민에 대한 기만이며, 오수방류와 같은 몰염치한 행위에 불과했다.
이 문제는 광양만권대책위만으로 해결해 나가기엔 부족한 면도 있지만 이왕 팔을 걷고 나섰으니 더 많은 힘을 모으고 군민의 동의를 받아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골프장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군민들은 어민대책위가 보상을 위해 조직된 단체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남해어민, 군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단체로 자리매김해 주기를 바란다.

박홍수 전 장관의 뒷모습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이 과로로 인해 심장마비로 쓰러진지 25일만인 지난 10일 결국 별세하고 말았다. 53세의 젊은 일기로 숨을 거둔 박 전 장관이 안타깝지만 가신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기에 그나마 유족들과 주위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최장기 농림부 장관을 지내면서 어려운 주위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한미 에프티에이(FTA) 협상과정에서도 쇠고기 수입문제 등을 놓고 외교부와 마찰을 빚어가면서도 고집스럽게 우리 농업의 빗장을 움켜쥐었던 인물이다.
그것은 그가 농업현장에 있었던 인물이고 농민의 고통을 누구보다 몸소 체험했던 인물이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물론 박 전 장관은 남해에서 양돈사업을 하다가 큰 실패를 겪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그로 인해 지역사회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경험은 더욱 뼈저리게 한국의 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로 다시 나타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더라도 고인의 마지막 모습은 농민출신으로서, 국내 농업의 수장 출신으로서 우리 농업을 지키는 일에 힘쓰던 한 가운데 있었기에 그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누구나 내리막 길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남해 출신 정치인, 기업인, 고위직 공무원들은 많다. 그 가운데서 후대에 이름을 남기고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선뜻 말하기가 쉽지는 않다. 지금 남해를 움직이고 있거나 미래를 꿈꾸고 있는 남해의 인물들은 자기 본연의 자리에서 멸사봉공하는 모습으로 군민에게 다가가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 전 장관의 가고 난 뒤에는 수많은 촛불들이 강을 이루며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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