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선-삼천포대교  조명도 그의 작품

  지난달 20일, 창선·삼천포대교교 조명 점등식을 구경한 사람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육중한 다리 난간에 형형색색의 조명이 들어오자 다리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 탄생했다. 관광남해의 상징인 남해대교의 위상이 바래는 순간이었다.

군민들은 “갑자기 남해대교가 우중충하게 보인다. 하루빨리 창선-삼천포대교처럼 조명을 설치해 관광자원화 해야한다”며 부러워했다.
차가운 쇠붙이를 예술품으로 재창조하는 사람, 아이솔라(주) 이봉자(45) 향우다.

흔히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이봉자 회장은 삼동면 동천 이일호(68), 김용악(70)씨의 1녀 3남 중 맏이다. 삼동초, 물건중, 남해고를 나와 조금 이르게 결혼한 평범한 주부였다. 그런 그가 이제는 텔레비전 뉴스에도 나올만큼 중견 사업가로 자리잡았다.

 
 
"빛의 예술"  이봉자 사장이 설계한 창선-삼천포대교 경관조명 전경
 
그는 결혼 후 조명관련 회사에 다니다 “운명처럼 광섬유를 만나면서 빛의 예술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늦깍이로 대학에 진학했고 이화여대 대학원까지 마쳤다. 90년 7월, 누리플렌(주)를 설립한 그는 외국을 다니며 견문을 넓히는 한편 광섬유조명기기 시스템 특허출원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조명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3년만인 93년 대전엑스포 정부관을 비롯해 6개 전시관과 엑스포 다리, 조경 등을 그가 모두 맡았다. 그는 한국에 처음으로 경관조명이란 것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뿐만 아니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비롯해 그는 15개의 특허, 실용신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누리플렌을 처분하고 2002년 8월 독자적으로 아이솔라(주)를 설립, 마산에 지사까지 냈다.

21세기 새로운 도시경관 조성과 빛의 재창조를 모티브로 경남에서는 약간 생소한 경관 조형, 조형물, 환경디자인, 각종 사인시스템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그린 에너지 발전 시스템, 다시 말해 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전 지구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하다. 자원이 고갈되면 대체 애너지는 자연에서 빌려와야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미 미국, 독일과 기술제휴를 추진하기 위해 자문교수단을 파견했다.

그렇다면 빛의 마술사인 그의 눈에 관광남해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고향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관광지는 보고, 느끼고, 먹고, 머물 수 있는 패키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남해는 자연이 가장 큰 자산인데 밤이 되면 볼 수가 없다. 밤의 자연을 빛으로 살려내야 한다. 쉬운 예로 군내 모든 가로등을 마늘이나 유자모형으로 캐릭터화 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고 제안했다.

일년 중 100일은 외국에 100일은 지역에서 나머지만 겨우 서울에서 산다는 그. 가정과 일을 가진 더구나 출장이 연간 반이 넘는 여성 사업가로서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여성이기 때문에 거래처와의 관계가 오히려 원활하다”는 그는 단지 “거래처 직원들이 대부분 남자라 사우나에 함께 못 가는 정도”라며 웃는다.

그에겐 흔히 말하는 ‘당차다’는 표현이 딱 일 것 같다. 오늘도 전국의 지자체를 순회하는 그의 힘찬 행보에 거칠 것이 없다.

그는 남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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