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구 사직동장 김옥삼
남해신문이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창간 18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지방 언론 창달의 선봉에 서 줄 것을 기대하면서 몇 가지 생각나는 희망사항을 당부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지역신문이 재정적 어려움 등 많은 난관 속에서도 나름대로 끗끗하게 그 역할을 해오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현대사회는 최첨단 정보화 시대로써 빠른 정보는 생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몇 분 단위로 새로운 정보가 인터넷을 통하여 전달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주 1회 정도 발행되는 지역신문의 역할과 사명은 과연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첫째 이제 신문은 느린 매체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주민이 원하는 것은 뉴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뉴스의 배경과 뒷이야기, 그리고 향후 전망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지역신문에서 다루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알고 있는 정보의 제공은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둘째 지역신문은 지방의 가치와 의미를 지속적으로 밝혀 나가야 한다.

지방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가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들을 중앙과 연계하여 지역과 중앙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맺도록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 주길 바란다. 지방 신문은 편협적인 지역만의 시각이 아니라 항상 중앙과 타 지역 등 더 큰 관점에서 지역의 현안을 다루고 과연 주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지역의 현안이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다루었으면 한다.

셋째로 우리 동네 이웃들의 이야기들이 공동의 관심사로 확대되고 신문을 통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충실히 해 줬으면 한다.

지역 주민의 훈훈한 이야기 등 미담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알려서 지역 전체로 확산되어 바람직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앞장 서 주길 바란다. 우리 주위에는 사건 사고도 많지만 감동적인 사례도 수없이 많다. 사건 사고야 이미 전파를 타고 알려지는 경우가 많으나 훈훈한 감동 사례는 묻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사람도 있었고, 홀 로사는 노인을 내 부모처럼 공경하는 훌륭한 사람도 있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남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얼마든지 있다. 우리 동네 우리 이웃들이 살아가는 감동 스토리를 지역신문에서 심층취재 하여 보도함으로써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

넷째 일방적인 보도 자세를 탈피하여 주민의 의견이 개진되고 반영되는 쌍방의 매체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신문은 막연하게 사실만을 전달하는 매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주민과 함께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 나야만 지역 주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신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세대일수록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다. 몇 년 후면 뉴스페이퍼도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다 알고 있는 뉴스의 전달은 의미가 없다. 뉴스의 이면을 많이 다루어야 한다. 그 신문 누가 보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우리 지역신문이 좀 더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곤 한다. 지역신문이 주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 등을 충실히 담아 발행되고 주민 참여하에 만들어 질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을 것으로 믿는다.

마지막으로 지역신문은 좀 더 위기의식과 사명감을 가져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역 언론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추측성보도, 흥미위주의 선정적 보도를 해서는 안되겠다. 계층, 집단, 정파를 초월한 공동체의 새로운 모럴을 개발하고 건전한 지역사회가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기사를 써주길 바라고 싶다. 오늘날 종이 신문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을 따지고 보면 신문기사의 신뢰성의 상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실을 은폐하고 여론을 조작하려는 보도태도가 사라지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독자들은 신문다운 신문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 주길 부탁하고 싶다.

남해신문 창간 18돌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지역 언론의 정론지로서 자리매김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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